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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ink Thru Feb 01. 2021

슬픔에 대하여 명상하다.

이 슬픔들은 언제의 슬픔인 것일까


고요히 앉아 깜깜하고

슬픔으로 축축한 마음을 들여다보다

이 슬픔은 언제 적 슬픔인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눈물 한 방울 나오지 않고

엄마의 영정사진을 들고

앞장서서 걸었던 그날 아침의 슬픔인지


늦은 밤 함께 술 한잔 기울이다

헤어진 새벽

그렇게 혼자서 자신의 슬픔을 못 이겨

기어이 그걸 목에 메고 가버린

친구의 슬픔인지


여름날 함께 행복한 추억을 쌓았던 호수에서

허우적거리다 맥없이 가라앉아버린 소중한 사람의

그다음 해의 여름 때문인 건지 나는 알 길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때 얻었던

한 가지 위로 하나가

나를 오늘날까지 살려내 주었습니다.

당장 맘이 아프고 보고 싶은 마음이 아무리 커다랗대도

결국 온다고,

그 사람들을 한 번도 생각하지 않은 하루가.


나는 그들을 생각하지 않은 수많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따금씩 다가오는 슬픔들은 도대체 언제의 슬픔일까요?

지금 나를 슬프게 하는 건 보다 더 사소한 것들이란 생각이 드는데도

슬픔은 오히려 지난 시간들보다 더 짙은 무게감으로 짓눌러 옵니다.


요즘 정말 슬픈 건지

그때 슬픈 게 또다시 슬픈 건지

나도 모르게 슬픈 일이 있었던 건지

마음이 슬픈 건지

머리가 슬픈 건지

내 몸이 슬픈 건지

상황이 슬픈 건지

당신이 슬픈 건지

내가 슬픈 건지

이 시간이 슬픈 건지

삶이 슬픈 건지

갑자기 슬픔에 대해 알 길이 없어졌습니다.


혹시 당신은 무엇때문에 슬퍼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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