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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상담 일지] 10회 차 상담을 기다리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by 우주먼지

지난 9회 차 상담을 하고 나서 나를 괴롭히는 생각들을 자주 마주하게 되었다.

어디선가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명상의 시작이라고 했던 것 같다.

어쩌면 이게 나아질 신호일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지금은 끊임없이 내가 잘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스스로를 비난하고, 부족하다고 말하는 내 안의 목소리가 듣기 짜증 났다.


상담 선생님께서 9회 차 상담 때 나에게 어떤 한마디를 들으면, 부족하다고 비난하는 목소리를 잠재울 수 있을 것 같냐고 물어보셨다. 곰곰이 생각하다가 나는 없다고 말씀드렸다.


왜냐하면, 나는 내가 스스로를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걸 알고 있고, 나 스스로의 상태가 어떻든 관계없이 만족할 줄 알아야 내가 덜 불안해지고, 괜찮아질 거라는 걸 안다. 나 스스로를 인정하고 사랑할 줄 알고 있는 그대로 바라봐줘야 내가 괜찮아진다는 걸 나도 너무 잘 알겠다... 수없이 강의도 듣고, 책도 읽어보고, 상담도 꾸준히 받아보고, 약도 먹는데 그게 안되는데 어떡하라고!!!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나한테 충분하다고 말해줘야 내가 괜찮아질 거라는 거 알겠는데 그게 와닿지 않고, 듣기 싫은데 어떡하라고....


내 주변에 누군가가, 영어 공부도 매일 하고, 마음의 안정을 위해 일기 쓰고, 글 쓰고, 그림 그리고, 책 읽고, 러닝 한다고 하면 애쓰는 모습에 울컥할 것 같다. 그렇게 까지 살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을 것 같다.


그런데, 나는 내가 얼마나 집중해서 영어 공부하고 있는지, 본업에서 애쓰고 있는지, 일기 쓰고 그림 그리고 있는지 알기 때문에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매일 영어공부로 아침을 시작하고, 책을 읽고, 마음을 평화롭게 해주는 이야기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듣고 수용하려고 노력한다. 생각이 많아질 때면 그림을 그리고 일기를 쓴다. 내일은 어김없이 상담에 얘기를 하러 성수동에 갈 것이고, 털어놓고 마음이 편해지려고 노력할 것이다. 몸이 아파도 머리를 비워내려고 러닝 하러 나갈 것이다.


언젠가 나아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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