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 모녀

by 호랑
코피 모녀 그림.jpg


뭣 하러 허구한 날 쓰디쓴 검은 물만 마시냐

존 물도 많은디


달달하게 타 줄 테니까 마셔봐요


여태 살아온 것도 소태맛이었는디

천지 간에 검은 물 홀짝홀짝

여들없이 겁나게들 꺼덕대드구먼!


폼이 어딨어

얹힌 가슴 쑥 내려주는 이것만 한 것 없다니까

엄니 때만 그랬나, 요새 것들도 힘들어


지랄헌다

사느라 숨 멕히면 물도 쓴디 뭔 소리여 시방

여자가 공사판에서 지게를 졌다는 것은

작대기 하나 짚고 시상 헤쳐가는 것여

쓴 물 넘기며 여까지 왔당게


그러니까 평생 지고 온 쓴맛 훌훌 걷어내고

요즘 것들 얼마나 쓴맛 삼키며 사는지 맛 좀 봐 엄니


어디 마셔 보더라고, 코피 한 잔


와따 쓰다, 설탕 한 주먹 집어넣거라이

시상이 다 쓴 것투성이제



*** 그녀는 한때 등짐 지고 세상 헤쳐온 얘기를 하며 커피(그녀의 표현은 코피)를 홀짝이곤 했다. 동네 어머니 중 한 분의 얘기는 마치 어려웠던 모두의 시절을 대변하는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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