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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승달 눈매

by 호랑
초승달 눈매 그림.jpg

늙고 수척한 섬 뒤척이는 변두리 요양원 304호

커튼 사이로 짓무른 눈빛 외로이 떠

유배지로 돌아눕는다


또 올게,

한마디 말에 온 물결 출렁이며

마른 육신 열어 놓는 섬

부딪치다 흔들리다 상처 덧나다 기어이 지쳐

비척거리는 물기 잃는 등

침대 모서리 힘겹게 더듬는다


자박자박 걸으며 어디쯤 오나

부르는 손짓 하염없네


아비 잃고 우는 등 쓸어주며

괜찮다 내주던 품, 안겨보고 싶은 속살

그 섬에 들고 싶다


기다림으로 말라붙은 섬

젖 먹듯 움켜쥐고 싶은 섬이

질긴 숨 보채며

초승달 눈매로 부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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