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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irondelle Jun 17. 2020

10. 우울증과 단맛의 상관관계
그리고 식혜

MY  DRINK  DIARY

전통음료 식혜











단맛이 가장 많이 당길 때가 언제인가요?     



스트레스 때문에, 호르몬 작용 때문에, 그냥 단맛이 좋아서, 우울함을 달래기 위해서 등등 저마다의 이유로 단맛이 당기고, 단맛을 찾게 됩니다.     


저의 경우에는 단 것을 무의식적으로 계속 찾는다 싶으면 우울함의 수치가 꽤 나 높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우울함으로 인한 공허함을 달래기 위해서인 것 같은데,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체중의 변화는 눈물이 날 지경입니다. 하지만 우울함을 깰 수 있게 도와주는 ‘단맛의 틈’이 아직은 필요합니다.     


우울함의 끝을 달릴 때는 자기 자신을 끌어 일으키는 것조차 힘듭니다.

아무 의욕도 없고, 먹고 싶은 것도 없고, 그저 허공만 멍하니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고, 또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면 무의미한 날을 보낸 자신에게 자괴감이 들곤 합니다.

     

그렇게 반복을 하며 바닥을 치다 못해 지구의 핵으로 굴을 파고 들어가다 보면, 더 이상 갈 곳이 없어 머뭇거리는 자신을 만나게 됩니다.

     

한동안은 그 상태 그대로 있다가, 시간을 두고 자신을 마주하기 시작하면서 마음 한구석에 조그마한 틈이 생기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럴 때 그 약간의 ‘틈’을 놓치지 않는다면 절반은 성공한 셈입니다.     


단맛이 만들어준 틈 사이로 비집고 나오면 뭐 지금까지와 별다를 것은 없지만 일단 한숨 돌리면서 주변을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그 고마운 단맛 중 최고는 식혜입니다.

     

고풍스러운 도자기 그릇에 맑고 투명한 식혜를 담고 그 위에 하얀 밥알을 툭 올리면, 서서히 퍼지는 모습이 마치 봄날의 벚꽃이 바람에 날리는듯한 풍경을 보는 것 같습니다. 


그릇 안의 풍경을 지그시 바라보면서 천천히 음미하며 느끼는 식혜의 단맛은 달큰 고소한 맛으로 온몸 구석구석으로 퍼지면서 짜릿함을 선사합니다.

     

식혜를 한 모금 한 모금 마실 때마다 1%, 2%, 3% 조금씩 충전되는 배터리처럼 저 또한 충전 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충전된 힘으로 버티다 보면 언젠가는 저 혼자 버틸 수 있는 날도 오겠지요. (웃음)     



일상의 무료함과 우울함이 우주 밖까지 널을 뛸 때 식혜 한잔 어떠세요?!





+인스타 연재분을 수정, 보완 작업하여 업로드합니다.

+인스타: @hirondelle_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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