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RINK DIARY
저마다 특정한 날에 반드시 찾는 음식이나 물건, 장소 등이 있다.
배탈 났을 때 보리차를 찾는 사람이 있고, 이온 음료를 찾는 사람이 있다.
목감기에는 무조건 아이스크림! 을 외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목에 좋다는 허브에서부터 시작해 과일, 한약재까지 들이붓는 사람도 있다. 술 마시고 나면 뜨끈한 국물을 찾는 사람이 있고, 보는 것만으로도 느끼한 음식을 찾는 사람이 있다.
같은 상황인데도 사람마다 찾는 것이 다르니 늘 새롭고 재밌다.
나 같은 경우에는 감기 걸리면 무조건 생강차다.
감기에 좋다는 여러 가지 차, 음식들이 있지만 생강차가 즉효(?)다.
평소 같으면 잘 찾지 않을 생강.
음식 만들 때 비린 맛, 잡내를 잡기 위해 넣는 생강을 밥 속 돌을 씹듯이 매번 나만 씹고, 그 씹히는 맛이 너무 싫기 때문이다. 씹히면서 느껴지는 아린 맛. 매운 것을 넘어서 쓴맛.
하지만 생강차 하면 생강의 맵고 아린 맛보다 몽글몽글한 이미지가 강하게 밀려온다.
왜일까? 감기 걸려서 몽롱한 기분 탓일까?
평소에는 아린 맛이 강하게 느껴지는데 아프거나 지칠 때는 그 아린 맛이 세상 친절한 부드러운 맛으로 바뀐다.
아마도 온몸에 감도는 생강의 따뜻함에 치유되는 느낌 때문인 것 같다.
생강차 한 모금
‘호로록!’
‘후우우!’
감기로 얼어 붙어있는 몸에 수혈하듯 따뜻함이 조금씩 천천히 퍼져나간다.
나를 일으켜 주는 생강차의 따뜻함에 오늘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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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hirondelle_y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