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고강도운동
Gorgeous, Beautiful, Awesome, Super, Mega...
필라테스 수업에서 쉬지 않고 들려오던 단어였다.
신기하게, 이 아름다운 말들은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동작을 계속하게 해 주었다.
매주 화요일 저녁시간에 필라테스 스튜디오에 갔다.
여러 가지 기구를 사용하는 매트 운동 프로그램이었다.
볼, 밴드, 링을 이용했다
하나에 5가지 동작을 세 번씩 반복하는 것이었다.
5~6명이 같이 하는 그룹 수업이었다.
코어근육을 중심으로 등과 팔 그리고 엉덩이 운동을 진행했다
모두 에너지가 넘치는 젊은 여성들이었는데 숨을 몰아쉬면서도 마주 웃으며 서로 응원했다.
Faye 선생님의 설명을 다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동작을 따라 하면 되니까 문제없었다
거기다 눈치라는 엄청난 기술이 있었다는...
캐나다 생활 두 달쯤 됐을 때부터 운동에 대한 욕구가 간절했다
가끔 집 근처 트레일 로드를 걷고 휴일에는 멀리 3시간 이상 걷는 코스로 나갔지만 고칼로리 음식과 날씨, 생활방식 변화로 뻣뻣해지는 몸은 자극이 절실히 필요했던 것이다
필라테스를 하는 동안 몸이 반응하는 게 다 느껴졌다
전기에 감전된 것 같았다.
손끝 발끝까지 피가 전해진다는 느낌과 흐르는 땀은 살아있다는 감각을 주었다
운동 후에는 몸도 마음도 가벼워지는 것이었다
죽을 것처럼 힘들었는데 운동을 하지 않아서 괴로운 것보다 더 나았던 것 같다
가끔은 고강도운동이 필요했다
필라테스 다녀온 다음날 어학원에서 만난 친구가 물었다
친구: 필라테스 어땠어?
나: 죽을 것 같았어 (필라테스가 나를 어떻게 암살하려 했는지 구구절절 얘기했을 것이다)
친구: 치킨 먹을래?
나: 그래!!
치킨은 나를 거부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