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채였다. 떡볶이였다
하늘이 흐린 날이었다
조금 막막한 그런 느낌, 심호흡이 필요했다
그때, 마음은 위장과 동의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배가 고프면 위험하다고 느꼈다
든든하게 먹어야 하는 이유였다
코리아타운을 찾아갔다
Christie 역에 내려서 코너를 돌면
눈에 보이는 간판들이 모두 한글이었다
'안녕하세요?!' 이 한마디로 심장이 묵직해지는 것이었다
내겐 한글로 쓰인 모든 것이 다 볼드체였다
식당 '코리아 하우스' 안에는 외국인들이 한식을 즐기고 있었다
오래된 스피커에서는 드라마 주제가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음식이 테이블에 놓였을 때, 갑자기.
공유의 목소리가 귀를 울렸다
'......
심장이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진자 운동을 계속하였다
첫사랑이었다.'
김인육의 시, 사랑의 물리학이었다
(시는 드라마 <도깨비>에 등장해서 유명해졌는데 김용택의 꼭 한번 필사하고 싶은 시라는 부제가 붙은 책,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에 들어있다)
...
'아찔한 진자 운동을 계속하였다'
잡채였다.
...
'아찔한 진자 운동을 계속하였다'
떡볶이였다.
아찔한 진자 운동은 계속되고 있었다
그렇게...
'사랑의 물리학'으로 흐린 날이 완치되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