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우리 삶에서 평가는 끊임없이 이루어진다. 외모로, 실력으로, 인성으로, 혹은 더 사소한 무언가로 말이다. 누군가가 나를 평가하는 것을 느끼는 순간, 그 시선은 때론 칼날처럼 예민하게 다가온다. 이를테면 안경을 낀 나를 보고 누군가 무심코 던진 한 마디가 하루 종일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사람은 이렇게 평가의 굴레 속에서 살아간다.
하지만 내가 남을 평가할 때는 조금 다르다. 가끔은 내 촉이 비현실적일 만큼 정확하다 느껴질 때가 있다. 이 사람은 이런 면이 있겠다 싶으면 시간이 흐를수록 내 예상과 딱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흥미로운 점은 내가 그 평가를 타인에게 말했을 때 그 사람이 점차 내 시선에 맞춰져 가는 듯한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내가 남을 평가하는 만큼 나 자신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도 필요하다는 점이다. 우리가 종종 잊고 지나치는 것이 있다. 나 자신에 대해 제대로 바라보는 것, 즉 자기 성찰이다. 평가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기준에 의한 것이다. 내가 세운 기준은 정말 타당한가? 내가 올바른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가? 혹은 그 잣대는 나 자신에게도 공정한가?
자기 성찰은 단순히 나 자신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나의 강점과 약점을 솔직히 마주하며 이를 바탕으로 더 나은 내가 되는 과정이다. 이는 남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내가 다른 사람의 단점을 날카롭게 지적하기 전에 내 시선의 편견이나 기준이 지나치게 좁지는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평가는 관계의 시작점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관계의 끝이 되지 않도록 하려면 상호 이해와 배려가 중요하다. 나를 평가하는 이의 기준도 내가 남을 평가하는 기준도 결국 완벽하지는 않다. 이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순간, 평가라는 것의 무게는 조금 가벼워지고, 우리는 서로를 더욱 온전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평가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남을 평가하는 나 자신에 대한 성찰. 그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일이 우리의 과제이다.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오늘! 한 번 더 생각해 보자. 나는 누구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 그리고 나는 누구로 평가받고 싶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