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곧 있을 경제학교에 참가할 거라고 이야기했다. 어린이들이 가게 주인이 될 것이고 직접 돈을 벌게 될 거라고. 아이들은 엄마의 말에,
"내가 가게 주인이 된다고?"
"우리가 돈을 벌 수 있어요?"라며 눈이 동그래졌다.
아이들은 걱정 반 기대 반으로 흥분했다. 이때를 놓칠세라 너희들이 물건을 팔고 살 수 있는 좋은 기회이며 그곳에는 너희와 같은 어린이들이 전국에서 모일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흥분도 잠시 어떤 물건을 팔지 고민이 시작되었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어떤 것을 팔지 이것저것 고민만 하는 눈치다. 우선 아이들이 판매할 물건을 정해야 했다. 어떤 물건을 판매하면 좋을지 물었더니 장난감, 옷, 문구……등 열심히 생각하던 아이들은 엄마가 만든 쿠키가 좋겠다고 했다. 때마침 씨앗과 나무 운영진으로부터 쿠키 판매를 하면 좋겠다는 제안도 들어온 터라 아이들의 의견과 맞아떨어지니 기분이 좋았다.
준비해야 할 일을 나열해 보았다.
쿠키 반죽 만들기
쿠키 반죽 성형하기
쿠키를 오븐에 굽기
구워진 쿠키 포장하기
쿠키 가격표와 간판 만들기
쿠키 반죽과 오븐에 굽는 것은 엄마가 도와주기로 하고 반죽을 성형하고 포장하는 일, 가격표와 간판을 만드는 일은 두 아이가 하기로 했다. 처음엔 어렵게 느껴지기만 했는데 생각한 것을 하나씩 차근차근 준비하다 보니 뭔가 큰일을 해낸 것처럼 뿌듯했다.
두 아이는
“엄마! 우리가 정말 쿠키를 파는 거예요 “
“엄마! 엄마! 우리 어떤 쿠키를 만들까요?
“엄마! 가격은 얼마로 할까요?
아이들의 궁금증은 들뜬 마음을 타고 흥분이 되어 질문으로 그대로 쏟아졌다. 경제학교가 열리기 1주일 전,
알록달록 간판을 만들고, 테이블에 놓을 준비물들을 챙겼다. 큰아이는 간판을 세워 놓을 거라며 아빠의 기타 받침대도 챙겼다.
쿠키 가게 간판 만들기_초2, 유치원 아이 작품
- 가게에서 판매할 쿠키 만들기
드디어 기다리던 경제학교가 하루 전으로 다가왔다. 나는 아이들이 학교에 간 사이 쿠키 반죽들을 만들었다. 아이들과 의논한 결과 초코칩 쿠키, 씨앗 쿠키, 딸기 쿠키를 만들기로 했다. 딸기쿠키는 둘째의 아이디어로 자기가 직접 만들겠다고 나에게 반죽을 특별 주문했다. 난 딸기 쿠키 색깔을 위해 백년초 가루를 섞어 만든 찐한 분홍빛 반죽, 보성 녹차 가루를 넣어 만든 초록빛깔 반죽을 준비했다.
아이들 하교 후 우린 책상에 둘러앉아 쿠키를 모양대로 만들어 구웠다.
둘째는 자신의 취향대로 세심하게 한 땀 한 땀 빚듯이 딸기 모양을 만들었다. 고사리손으로 만드는 그 손길이 얼마나 곱고 기특하던지 아직도 그 모습이 생생하다.
우리가 만든 쿠키가 팔린다고 생각하니 얼굴에 웃음이 가시지 않았고, 쿠키를 만드는 내내 콧노래를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