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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금으로 용돈 받는 아이들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매일 그날 있었던 일이나 책 읽고 느낀 것을 그림이나 글로 쓰는 활동을 했다. 매일 쓴다는 것은 때론 재밌기도 했고 때론 힘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어려운 가운데서도 멈출 수 없었던 것은 아이들이 매일 쓰기를 통해 각자 하고 싶은 것을 꾸준히 이어갔다는 것이다.


이렇게 지속적인 호기심 자극활동은 청소년으로 자라면서 각자 관심 있는 분야를 더 깊이 있게 연구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특기가 되어 장학금을 받아 용돈으로 쓸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장학금을 탈 수 있었을까?


초등시절 과학에 관심이 많았던 첫째는 긍금했던 과학상식을 찾아보며 실험을 해보기도 하고, 궁금한 것을 찾아보며 사고를 넓혀갔다. 한 번은 동전이 어떻게 깨끗해지는지 궁금하다며 책과 영상을 찾아보더니 직접 동전을 놓고 실험을 했다. 필요한 재료가 집에 있는지 확인하며 동영상을 찍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동전이 알코올솜, 물, 레몬즙에 동전을 넣었을 때 어떤 변화가 있는지 관찰하고 관찰 기록지에 기록도 남겼다. 이뿐만 아니라 콜라 화산실험,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비눗방울 만들기, 얼음 얼리기 실험 등 계속 확장해 갔다. 

연구원으로 변신:동전 실험


미술을 좋아하는 둘째는 관찰한 것을 그림으로 그리며 실력을 키워갔다. 처음에는 그림으로 시작하다가 그림일기, 동화 쓰기, 소설 쓰기로 자신의 생각을 확장했다. 학교가 끝나고 집에 오면 늘 하는 일이 야생의 식물을 관찰하거나 길고양이, 닭, 개 등을 관찰하며 궁금한 것을 조금씩 구체화하며 실력을 쌓았다.


이렇게 각자 관심 있는 것을 찾아보고, 관찰하고 연습해 본 것이 첫째는 특성화고에서 자격증을 취득하며 특성화 격려 장학금을 받게 되었고 둘째의 경우 특기가 되어 그림이나 글쓰기 대회(학교, 학교밖)에서 수상을 하는 기회로 이어져 학교를 빛냈다며 장학금을 받았다.


이렇게 받은 장학금은 부모통장에 입금이 되어도 고스란히 아이손에 들려주었고, 모으기(저축), 쓰기(소비), 나누기(나눔) 저금통에 구분하고 필요에 따라 사용했다. 특히 장학금으로 받은 용돈은 자기의 특기를 신장할 수 있도록 관련 물품을 구입하는데 큰 비중을 두고 사용했다. 장학금이나 상장을 받아오는 날이면 맛있는 것을 해주고 가정에서 상장수여식을 재연했다. 아이들은 이 시간을 무척 뿌듯해했다. 장학금을 받으면 첫째는 목공예를 할 때 필요한 도구로, 둘째는 미술용품을 주로 구입했다. 

가정에서 재연하는 상장수여식

학교가 끝나면 학원으로 쪼르르 달려가는 일반 아이들과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 꼭 필요한 예체능은 학원을 다녔지만 그 외 시간은 궁금한 것에 관해 답을 알려주기보다, 먼저 찾아보고 고민해 보는 시간을 더 많이 가졌다. 하고 싶은 것을 더 마음껏 하게 하다 보니 한 번은 마당에 땅 파고 물 붓고, 또 땅 파고 물 붓고를 몇 시간씩 하고 놀았다. 물이 땅에 스며드는 것이 그렇게 신기하고 놀랍다며 해질 때까지 있었던 것이다. 


용돈을 통해 절제를 배운 아이들이라 떼쓰기보다 뭘 할까?를 먼저 고민하게 했고, 내가 뭘 할 때 더 행복하지?를 더 생각하게 했다. 하지만 하고 싶다고 선택한 것은 책임지고 최소 1년 이상은 꾸준히 하도록 규칙을 정해놓았더니, 한두 달 하고 그만두는 일은 없었다.


두 아이와 지낼 때는 그것이 최선이라 여기면서도 이곳저곳 학원을 가는 다른 친구들을 보며 고민도 많았다. 공부가 너무 늦은 건 아닌지 고민할 때도 많았다. 하지만 앞서가는 인생선배들을 통해 위안을 받으며 꿋꿋이 버틸 수 있었다. 특히 EBS'장난감 없는 집'에 출연하여 알게 된 작은 씨앗(씨앗과 나무 대표)은 장난감을 사주기보다 만들어서 놀거나 책을 가까이하는 교육철학으로 10년 넘게 롤모델로 삼으며 더 많은 씨앗과나무 선생님들과 함께 연구하며 자녀뿐 아니라 학생들을 가르치는 길을 함께 걸어가고 있다. 


얼마 전 악뮤(악동뮤지션)의 부모가 아침마당에 나온 영상을 뒤늦게 보며 큰 위로를 받은 적이 있다. 천재적인 음악가를 탄생시킨 악뮤의 부모로서 어떻게 두 아이를 가르쳤는지에 관해 세간에 관심이 높다. 나 또한 영상을 보며 큰 공감이 갔다.


악뮤 부모의 교육철학은 자유롭게 놀도록 하되 1. 규칙 안에서 놀게 하라였다. 놀다가 지친 아이들은 창의력을 발휘하게 되었고, 책을 읽으며 독서 습관을 기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아이마다 서로 책을 받아들이는 것이 다르므로 2. 개성을 존중하고 격려해 주며, 스트레스를 줄이고 자연스럽게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방법을 적용했다. 가족명이 행복발전소인데 3. 오늘 행복해야 내일도 행복하다. 는 의미를 강조하며 무엇을 하든 행복을 추구하기를 바랐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밝은 음악이 만들어지도록 영향을 준 것 같다. 


우리 가족 또한 가족명 '최♥고 FRIENDS'가 있다. 아빠와 엄마의 성이 만나 친구와 같은 가족이 되자는 의미이다. 명령으로 하는 상하 관계보다 수평이 되고, 경쟁이 되기보다 서로 돕고 위로가 되는 친구 말이다. 함께 돕고 칭찬하며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했더니 장학금으로 용돈도 받고, 관리하며 경제습관도 키울 수 있으니 최고의 경제 학습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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