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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 Aug 20. 2024

83. 공자의 마지막 공부

-김승호 「다산초당」


주역을 그저 점을 치는 것으로만 여겼다가 이전에 ‘운명 앞에서 주역을 읽다’를 읽고 혹시 뭔가 세상을 보는 지혜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선택했다.  

생각과 달리 이 책은 주로 주역의 64괘에 대한 단순 설명들로 이루어져 있다.  

물론 그 괘들을 설명하면서 공자의 가르침이라며 이런저런 좋은 말들을 들려 주기는 한다.

초반에 수동적이고 뒤따르는 것을 나타내는 ‘지(地)’의 괘를 설명하며 여성, 어머니, 아내, 아랫사람, 죽음, 흙, 물질, 음식을 예로 들고 ‘천(天)’괘는 모든 것에 우선한다며 하늘, 에너지, 남자, 아버지, 정부, 왕, 돈 등을 나열했는데 반감이 조금 올라왔다.  

물론 나도 느끼는 점은 있다.  여자로서 수동적이고 주도적이지 않은 면도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여성들을 음이고 뒤따르는 사람으로 규정하는 건 현대사회에서는 맞지 않는다.  

공자가 살던 시대나 50여 년 동안 주역을 공부해 왔다는 이 책의 작가가 살아 온 시대와 많이 다르다.  

여자의 역할은 더 많아지고 다양해졌다.  그래도 여전히 우리나라의 문화에서는 젊은 사람들조차 ‘여자란 자고로~’ 의 마음이 바탕에 깔려있는 것 같다.  


이런 것들도 객관적으로 무덤덤하게 바라보고 싶다.  

지혜로운 넓은 마음을 갖고 싶다.  

감정을 누르기보다는 담담한 마음을 가지고 싶다.

타인을 선입견으로 보지 않고 있는 존재 그대로 인정하고 싶다.

그래서 이 책의 작가가 쓴 책 두 권을 더 읽어 보기로 했다.  

과학으로서의 주역을 연구했다고 하니 궁금해 진다.

끝부분에 지금 내가 가져야 할, 가지고 싶은 마음이 적혀 있다.     




‘세상의 모든 것은 무너지는 법이니 현재 좋은 상태라 하더라도 그것은 반드시 수명이 있다.  

군자는 현재가 최선의 상태라 하더라도 그것을 즐기기만 할 것이 아니라 장차 변화가 도래할 것을 마음으로 각오해 두어야 한다.  

그리고 힘 닿는 데까지 현상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완성이란 것은 가 닿기도 어렵지만 그 상태를 지키기란 더욱 어렵다.

사랑이라는 것도 힘들게 이루어 내지만 그것을 평생 유지하기란 매우 어렵다.

건강도 그렇고 사업도 그렇다.

세상이 무상하다는 것을 알고 살면 무상함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철길 옆의 열매 달린 호두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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