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람 Aug 21. 2024

84. 그리움을 위하여

-박완서 「문학동네」


주인공의 친구가 시골에서 나는 갖가지 채소들을 나눠주며 땅이 화수분이라고 했다.  

요즘 박완서 작가의 책들을 읽으면서 나는 이 작가야말로 화수분 같다는 생각을 한다.  

과거의 일들을 어쩜 저렇게 감자알 캐듯 여기저기서 쑥쑥 뽑아내는지 신기하다.  

자신의 일들을 담담히 수필처럼 쓴 글도 절절한 소설처럼 여겨진다.  


한 단편에서 자식들을 비행기 사고로 잃은 양쪽의 한 부모들이 손녀와 손자를 위해 세상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아이들이 하자는 대로 함께 살게 된다.  

그들 중 한 사람의 친구인 주인공은 대놓고 혐오감을 드러낸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기 위해 주변의 입놀림에 무심할 수 있는 그이를 내심 부러워한다.  


많은 사람들이 내적모순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나의 소신이 있어도 튀지 않고 아웃사이더가 되지 않기 위해 무리가 원하는 대로 따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고 나면 급피곤 해진다.  

그래서 가끔 이상한 시선을 견디고 내가 원하는 대로 한다.  

남한테 피해 주는 것이 아니라면 당장 불편한

내 마음을 외면하기보다 그냥 받아주고 싶다.     


황금산의 때죽나무 열매

이전 23화 83. 공자의 마지막 공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