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위해 외치는 이들
브런치엔 암환자가 많다.
불치병을 가진 사람도 많다.
이혼한 사람도 많다.
아이가 아픈 사람도 많다.
부모님이 아픈 사람도 많다.
해고된 사람도 많다.
파산한 사람도 많다.
우울증을 가진 사람도 많다.
불면증이 있는 사람도 많다.
세상의 불행을 다 가진 사람도 많다.
인스타는 인생의 하이라이트를 남긴단다. 브런치는 인생의 굴곡을 남기는 것 같다. 과거의 아픔과 현재의 비참함을 풀어놓는다. 몸 안에 박힌 가시도 꺼내고 속 안의 울분도 토해내고 기쁨과 슬픔도 배설한다. 글을 뱉어내면서 그들이 홀가분해 지길 바랄 뿐이다. 브런치에 글을 남기는 사람들은 일상을 살아 내고 있을 뿐이다. 더 불행하고 더 어그러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생의 한가운데서 살기 위해 외치는 이들.
나는 어떤가? 사소한 일상이 전부다. 스펙터클 하고 버라이어티 한 일은 없다. 가족이 함께 했던 그런 공간을 채운다. 내시경이야기도, 사회비판도, 넋두리도 왕왕 하지만 주로 가족이 나에게 주는 감동을 기록한다. 아픔과 슬픔도 좋지만 작고 소소한 일상을 채우는 기쁨을 함께 공유하고 싶다. 결혼 전부터 쓴 글들도 그날 느꼈던 내 느낌을 적는 일기에 가깝다.
나에게 하루는 뭘까?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은 어떤 의미인가? 내 인식을 완전히 바꿔놓은 아들이란 존재는 무엇일까? 나와 함께 하며 가정을 꾸려나가는 아내는 누구일까? 살아내고 써내려 가다 보면 깨닫는 날이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