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기 싫다는 사람이 제일 즐거워해

by 돌돌이


농구를 봤다. 마지막 농구관람은 10년도 넘었다. 농구를 좋아했지만 어느 순간 시들해졌다. 먹고사는 일도 그렇고 주말에도 여유가 없었다. 직관을 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다. 경기장을 메운 관람객들과 주차 씨름도 힘들고 옆자리 앉은 사람과 부딪칠 수도 있다. 그러다 보니 경기장에 가서 보는 일이 없어졌다. 티비속에서도 볼 수 있으니까. 하지만 우리 가족은 지난번 축구에 이어 농구도 보러 간 것이다. 모든 것은 아내가 한다. 예약, 자리선정, 주차까지.



시우와 지우는 아직 농구를 잘 모른다. 쩌렁쩌렁 울리는 스피커 소리에 넋이 나갔을 뿐. 응원을 하지만 어떻게 경기를 보는지 모른다. 그러니 다른 것들에 눈이 간다.


[아빠, 저기 드론 있어.]

[아빠, 저기 외국인 있어.]

[아빠, 저기 인형 있어.]



응원소리에 묻혀서 아들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귀에 대고 이야기를 나눴다. 농구는 진행이 빠르고 박진감이 넘친다. 내가 좋아하는 허훈선수도 보이고 이상민 감독도 보였다. 부산 kcc는 현재 3위이고 이번 경기를 승리해서 6연승 중이다. 우리 부부는 농구가 재밌었지만 아이들은 아직 그 재미를 몰랐다.



아내가 예약한 좌석은 경기를 관람하기에 불편함이 없었다. 옆좌석이 비어서 아이들이 움직여도 안심이었다. 순식간에 10점을 뒤지고 다시 역전을 하고, 덩크와 3점 슛을 넣고 응원하다 보니 경기는 끝나있었다. 둘째 지우를 봐야 하기에 우리 부부는 경기 중간중간 아들을 잡으러 다녔다.



목이 쉬게 응원하고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는 나를 보고 아내가 한마디 한다.


[가기 싫다는 사람이 제일 즐거워해. 제일 재밌어하면서.]


놀이공원, 워터파크, 운동경기까지. 아내가 데리고(?) 가면 누구보다 즐겁게 즐기다 온다. 고마울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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