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아에게 뺏긴 절반 이상의 관심 때문이리라

by 돌돌이

아내와 첫째가 친구들과 함께 펜션에 놀러 갔다. 둘째 지우랑 1박 2일을 있어야 했다. 지우랑 단둘이 하룻밤을 보내는 것은 처음이었다. 엄마를 찾진 않을까 걱정하는 나에게 아내가 한마디 한다.


[지우는 엄마랑 아빠 둘 중 하나만 있으면 괜찮아. 그리고 아들이랑 같이 있어봐야지.]


아내는 속 편하게 이야기했지만, 내심 걱정이 된다. 엄마나 형아를 찾진 않을까? 아빠랑 노는 걸 지겨워하진 않을까? 밥은 잘 먹을까 등등..



걱정과는 별개로 아들은 아빠랑 함께 시간을 잘 보냈다. 낮잠을 함께 자고, 거실에서 책도 보고 장난감으로 놀기도 했다. 지우는 다음날 까지도 엄마를 찾지 않았다. 첫째 시우의 학예회날엔 장모님 댁에 지우를 세 시간 정도 맡겨 놨었다. 우리가 도착하기 삼십 분 전, 지우는 엄마를 찾고 크게 울었다. 나랑 있을 때에는 울지도 않고 짜증을 내지도 않았다. 아빠는 안된다고 하지 않으니까.



스티커를 붙이고 대화를 하며 놀았다. 지우랑 단 둘이서 놀이를 하는 즐거움이 있었다. 지우도 형아 스티커를 붙이고 아빠를 독점해서 놀 수 있어서 좋았나 보다. 우리는 잡기 놀이도 하고 책도 읽고 놀았다. 저녁은 국밥을 시켜서 나눠 먹었는데, 지우는 한 그릇을 비워 냈다.



책도 보고 놀이도 하고 간지럽히기도 하고… 시우랑 있을 때는 못해줬던 것들을 원할 때마다 해준 것이다. 그간 지우가 꼬장을 부리고 화를 냈던 것은, 형아에게 뺏긴 절반 이상의 관심 때문이리라. 둘이서 있을 때는 누구보다 순한 아들이었다. 시우가 있을 때엔 눈치를 보며 하던 뽀뽀는, 백 번 가까이했다. 원래 서로 스킨십이 많았지만, 단 둘이 있으니 안아 주고 간지럽히는 것도 눈치 볼 필요가 없었다. 둘째에게 해준만큼 첫째에게 해줬어야 했으니까.



마트도 가고 같이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아내와 시우가 올 시간이었다. 시우가 도착하자마자 집안은 시끄러워지고 지우의 고함소리도 커진다. 그래도 지우랑 단 둘이 보낸 시간 덕에 우리는 더 끈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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