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케냐 간 세끼라는 넷플릭스 프로그램을 보고 있다. 신서유기 느낌의 여행기이고 익숙한 멤버와 포맷으로 프로그램은 진행된다. 은지원과 이수근의 조합은 여전히 재미있다. 멤버들과의 케미도 상당히 중요하지만 그들이 서로를 대하는 태도가 프로그램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서로에게 막말을 할 수 있지만 기분 상하지 않을 정도의 거리감.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내가 하는 표현과 말들이 상대에겐 어떠한 느낌을 주는지를. 상대가 편하게 받아들일 때 우리는 더 가깝게 느낀다.
아내와 케냐 간 세끼를 보다가 문득 의문이 들어 아내에게 말을 걸었다.
[갱, 나영석 PD의 비행기 마일리지는 얼마나 될까?]
[오빠. 그게 중요해? 계속 아까부터 쫑알쫑알.]
난 와이프랑 같은 프로그램을 볼 때면 계속 말을 건다. 오늘은 갑자기 나영석피디의 마일리지가 궁금했다. 세상을 돌아다니는 그의 비행기 마일리지는 얼마나 될까? 어마어마하겠지? 이러한 궁금증과 현실에선 이뤄지지 않는 것들에 대한 상상은 나를 괴롭힌다. 그러다가 혼자 말을 하거나 히죽히죽 웃기도 한다. 특히 이혼숙려캠프를 볼 땐 더하다. 남자의 잘못이다, 여자가 이상하다, 바람을 핀 이유를 알 것만 같다 등등. 혼자서 그 상황에 대입을 하고 나에게 일어나지 않을 상황을 상상해 본다. 그러다 보니 나는 쉬지 않고 이야기를 하고 옆에서 프로그램을 같이 보는 아내는 집중이 되지 않는단다.
[평소에 나랑 대화할 때, 그렇게 집중력 있게 이야기를 해봐. 매번 이숙 캠 할 때만 갑자기 빙의해서 화내거나 역정 내지 말고.]
[아니, 저 사람들 보면 말이 안 되잖아. 그래서 나도 모르게 흥분하고 목소리가 커지는 거야.]
아내의 말은 틀린 게 하나 없다. 나도 모르게 직장의 일이나 다른 상황이 지금 나타난 처럼 혼잣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샤워를 하면서 혼잣말을 하는 모습을 처음 봤을 때는 정말 놀랐는데 요즘은 그러려니 한단다. 이 사람은 종종 혼잣말을 하며 있지도 않을 일을 상황극으로 끌고 가는 사람이란 걸 안 것이다.
아내의 말이 맞다. 나는 내 상상과 고민 속에 살고 있다. 분명 가족과 아내가 먼저인데, 왜 나는 로또 1등에 당첨된 상상을 매주 하며 멘트를 준비하는 걸까? 그냥 나에게 말을 걸어주는 소중한 가족에게 집중을 해야겠다. 나PD의 마일리지는 내가 걱정할게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