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 속에 그댈 지워야만 해 - 이현우

by 돌돌이


학창 시절, 연애를 해보지 못했었지만 티비에서 보여주는 드라마와 ost는 내가 흡사 연애를 해본 것처럼 만들었다. 연애를 하기도 전에 이별의 감정을 간접경험할 수 있었다. ‘상두야 학교 가자’와 ‘네 멋대로 해라‘는 지금도 기억이 난다. 다른 수많은 드라마 중에 유독 두 드라마만 기억나는 이유는 뭘까? 내가 고2때와 고3 때 했었기 때문 아닐까? 다큐멘터리도 재밌던 그 시기는 학업스트레스가 상당했다. 무얼 해야 할지 모르니 학교가 시키는 대로 했던 시기. 지금 돌이켜보면 공부를 했던 순간보다 드라마를 즐겁게 보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스토리는 기억이 나지만 주인공들의 대사나 감정표현은 다 기억나지 않는다. 놀랍게도 드라마의 ost는 가사를 따라 부를 정도로 뇌리에 박혔다. 정철의 ‘my love’와 제이엠의 ‘슬픔 속에 그대를 지워야만 해’는 지금도 즐겨 듣는 곡들이다. 나는 제이엠이라는 가수는 잘 모르지만 그가 부른 노래는 알고 있다. 이현우의 1991년도 1집 타이틀곡이자 가요톱텐이라는 프로그램에서 5주 연속 1위를 하며 사랑을 받았던 곡이고 수많은 사람들이 커버를 한 곡. 지금 들어도 촌스럽지 않은 세련됨이 있는 발라드 명곡. 그런 곡을 부른 이현우는 노래도 노래지만 패션스타일은 지금 봐도 멋지다.


노래를 이야기하는데 패션과 세련됨이 떠오를 만큼 이현우는 옷을 잘 입었다. 좋은 노래는 당시를 회상하게 만든다. 내가 1990년을 기억하는 게 아니라, 이 노래를 들었던 시기를 생각하는 것이다. 원곡자의 감성을 느끼고 나니 다른 수많은 커버와 리메이크가 다르게 느껴진다. 톤을 가득 먹인 기타 솔로도 좋고 그의 건들거리는 표정도 좋다. 교포출신이었고 어눌한 발음만큼 노래 또한 발음이 특이했다. 듣기에는 크게 거부감이 없었고 오히려 노래의 맛을 살려 주었다. 그의 톤과 분위기는 따라올 자가 없었고 나 또한 좋아했다. 이소라, 정승환, 웬디, 이석훈 등등 내가 좋아하는 가수들이 이곡을 커버하고 경연을 위해 선택했다. 그들의 선택도 존중 하지만, 이현우의 목소리로 이 노래를 듣고 싶다. 지문과도 같은 그의 음색으로 오늘 밤을 마무리해야지.

슬픔 속에 그댈 지워야만 해


창가에 불어오는

가을바람은 텅 빈

마음을 스쳐 가는데


차가워진 벽에 기대어

멀리 밝아오는

새벽하늘 바라보아요


보고 싶지만 가까이 갈 수 없어

이젠 그대 곁을 떠나가야 해

외로웠었던 나의 메마른 그 두 눈에

크고 따뜻한 사랑을 주었던


그대 곁을 이제 떠나는 것을

후회할지도 모르지만

그댈 사랑하기 때문이야

그대만을 사랑하는 걸

잊을 수는 없지만

슬픔 속에 그댈 지워야만 해


눈부신 햇살 아래

많은 사람들은 웃음지며 걷고 있지만

차갑게만 느껴지는

가을 하늘처럼 먼 세상이 낯설게 보여


사랑하지만 떠날 수 밖에 없어

이젠 이 순간이 너무 힘들어

어두웠지만 나는 알 수 있었어

그대 눈가에 흐르는 눈물을


나 그대에게 상처만을 주지만

언젠간 내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겠지


그대 곁을 이제 떠나는 것을

후회할지도 모르지만

그댈 사랑하기 때문이야

그대만을 사랑하는걸

잊을 수는 없지만

슬픔 속에 그댈 지워야만 해


그대 곁을 이제 떠나는 것을

후회할지도 모르지만

사랑하는 그대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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