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없는 코끼리 알퐁소 독후활동
'코끼리'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물론 '코'가 제일 먼저 떠오르긴 하는데요. 그 다음에 떠오르는 건 어릴 때 봤던 '아기 코끼리 덤보' 때문인지 커다란 귀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도서관에서 발견한 책 제목이 '귀 없는 코끼리 알퐁소'라고 해서 궁금한 마음에 들고 왔습니다. 제가 도서관에서 초등학교 학생들과 그림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는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학생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려고 빌렸었죠. 그런데 저희집 아이들이 저보다 먼저 읽어보더니 다양한 생각을 떠올립니다.
<아이의 질문>
-알퐁소만 왜 귀가 없이 태어났을까?
-알퐁소 엄마, 아빠는 기분이 어땠을까?
-귀나무가 정말 있을까?
-표범귀로 들으면 개미소리도 다 들릴까?
-나라면 어떤 귀를 갖고 싶을까?
좋은 책은 아이디어를 샘솟게 하죠. 책을 다 읽은 첫째 아이가 알퐁소의 귀를 만들어주고 싶다고 합니다. 둘째 어린이집에서 낙엽을 보내 달라는 부탁을 받고 하굣길에 아이들과 낙엽을 주워왔는데 첫째 아이가 이 낙엽을 써도 되냐고 물어봅니다. 낙엽이야 다시 주우면 되니까요. 흔쾌히 허락했습니다. 기쁜 마음에 얼른 그림도구들을 준비하는 첫째 아이였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마음과는 다르게 작업 속도가 느렸어요. 알퐁소 하나 그리고 귀 하나 만들고 또 알퐁소 그리고 귀 하나 만들고 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그러다 첫째 아이가 말하길 "생각해 보니 알퐁소는 하나만 있으면 되는데~~" 하네요.
한 마리 알퐁소에 주워온 낙엽을 바꿔가며 귀를 만들어줍니다. 저도 신기해서 지켜보다가 화병에 꽂혀있던 꽃도 이용하고 싶으면 하라고 내주었어요. 아이들이 더 좋아하며 예쁘게 꾸며 줍니다.
덕분에 도서관 학생들과의 독후 활동으로 '알퐁소의 귀 만들기'도 해볼 수 있었어요.
아이는 신나게 만들고, 엄마인 저는 도서관 학생들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만들어 져서 좋았고 일석이조네요 ^^
제 사심이 채워져서 즐거운 것만은 아니랍니다.
작품 자체에도 감동했죠.
알퐁소의 다양한 귀를 볼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좋은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멋진 작품을 언제나 볼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