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는 아이가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을 스스로 실행에 옮겼던 경험을 기억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때로는 마음에 드는 결과물이 나오기도 하지만, 때로는 마음에 들지 않기도 합니다. 하다가 그만둔 적도 많습니다. 결과가 어찌 됐든 아이의 생각에서 시작이 되어 무언가를 했다는 것. 그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꼭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고, 행동으로 옮겼고, 그 과정 속에서 배움이 있었고, 그렇게 성장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시작하고 실패하는 것을 계속하라. 실패할 때마다 무엇인가 성취할 것이다. -앤 설리번-
아이가 '시작의 경험'을 기억한다면
자기 자신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인지하며 삶을 살아갈 거라 생각합니다.
잠재력을 발견했을 때의 희열
두 번째는 '발견자의 자세'를 잊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일에 치이고, 상황에 맞추고, 시간에 쫓기다 보면 '나'를 잊고 살게 됩니다. 나는 누구이고, 언제 행복했고, 무엇을 하고 싶고, 어떻게 하고 싶은지조차 떠오르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나에게 무언가를 시작할 힘이 있다는 것을 잊고 살아갑니다. 사실 육아를 하면서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아이 중심으로 살다 보니 나를 잊을 때가 많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것보다는 아이가 하고 싶은 것, 아이가 먹고 싶은 것, 아이에게 주고 싶은 것들로 바뀌어 갑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아이에게 짜증을 내고 화를 내는 날이 늘어났습니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아이에게 왜 이렇게까지 화를 내는 거지? 혼나야 할 정도였나? 심한 것 같은데.. 왜 이러지?
저를 돌아봤습니다.
아이가 해야 할 것들을 하지 않으면 큰일이 날 것 같았고, 아이가 해야 할 것들을 미루면 자꾸 신경이 쓰였습니다. 그 일을 하지 않으면 불안했습니다. 아이가 이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려면 꼭 해야만 만할 것 같았습니다. 해야 할 것들을 내놓을수록 아이는 싫어했고 저와 관계는 나빠졌습니다.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를 위한다고 생각하며 들이밀었던 to do list를 없앴습니다.
대신 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 것에 귀 기울였습니다.
아이가 하나씩 뭔가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관찰했습니다.
그전에는 보이지 않던 아이의 잠재력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의 가능성을 발견하면서 아이를 대하는 태도가 바뀌었습니다.
아 이거 좋은 거네 ‘기다려 줄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를 기다려주는 힘이 생겼습니다.
사실 내가 이 아이를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에 어깨가 무거웠습니다. 언제 다 할래.. 마음은 더 조급해졌습니다. 인내심을 갖기엔 저에게는 그럴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없었습니다. 내가 정해 둔 to do list를 하지 않는다고 혼내고, 내가 정한 기준에 못 미친다고 안타까워만 했습니다.
사실 아이는 계속 저에게 무언가를 보여주고 있었는데 여유가 없는 저는 그냥 지나쳐 버렸습니다.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흘려보냈습니다. 계속 뭔가를 채워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발견자의 자세'로 아이를 대하면서는 아이 안에 이미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능력은 많은 시행착오를 하다 보면 성장할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아이의 잠재력을 발견하려고 촉을 세우고 있습니다. 사실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아이가 스스로 무언가를 할 때 응원해 주고 지지해 주면 됩니다.
현재 아이의 삶에 to do list가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합니다. 함께 상의해 보고 넣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 번 만들어진 to do list는 완성된 것이 아님을 알고 있습니다. 오늘 하루 하지 않았다고 큰일이 나지 않습니다. 방향을 설정했다면 천천히 가면 된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면 여유롭게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의식적으로 발견자 모드로 살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발견자 모드일 때 아이를 대하는 자세가 달라집니다. 물론 매번 발견자 모드로 살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 번 발견해 본 사람은 그 순간의 희열을 잊지 못합니다. 나에게 '발견자'의 눈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던 사람은, 발견자 모드를 켜려고 노력합니다. 이 순간의 소중함을 느낀 사람은 아이를 기다려 줄 수 있습니다.
‘내가 지금 하는 게 방향이 맞는구나, 좀 오래 걸려도 이게 좋겠구나.’ 하는 확신이 들 거예요.
물론 쉬운 것은 아닙니다. 아직도 시간에 쫓기고, 일상의 파도에서 허우적거리다 보면 의식을 놓고 살 때가 많습니다. 일상에서 분명 아이들이 많이 보여주었을 텐데 놓칠 때가 많습니다. 저에게 이 기록은 '의식'적으로 살기 위한 노력입니다.
의식적으로 발견자모드를 켜고 아이들을 바라봤던 날들을 아이가 스스로 하는 독후 활동 2에 기록했습니다.
발견자 모드는 아이의 잠재력만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저 자신에게서도 발견하기 시작했습니다. 저에게 아이들 눈높이에서 생생하게 기록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도 신기했고, 꾸준함이 있다는 것도 발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