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나는 집으로 돌아와 죽어있는 대문을 발견했어요. 그 자리에 여전하지만 살아있지 않은, 어쩌면 태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여전하다고 해서 살아있는 건 아니니까요.
레나는 집에 돌아와 두 배로 불어난 돈을 가만히 바라봐요. 울어도 들어줄 어른이 없을 때, 때때로 아이들은 참게 돼요. 레나는 오랫동안 눈을 감고 있어요. 눈을 감는 일에도 힘을 쓰게 되니 눈을 뜨는 것이 더 무겁게 느껴지나 봐요.
거짓말을 한 사람에게서 나오는 한숨, 레나는 그 한숨을 계속해서 담으러 가요. 그렇게 십 년이 지나 레나는 어느덧 열여섯이 되었어요.
나이가 들수록 마법을 제어하는 힘이 생겼고, 그 덕에 아주 가끔 침입자들이 생겨도 힘을 쓰지 않고도 내쫓을 수 있었어요. 두려움은 사라졌지만, 그 어떤 사람들과도 나눔이 없었어요.
봄이 왔어요. 옆집 마당엔 벚나무가 있어요. 언젠가부터 레나는 봄이 오면 아무 생각 없이 벚꽃잎의 개수를 세어요. 레나에게 봄은 이제 설레지 않는 계절이에요. 혼자 맞서는 아름다움은 무엇보다도 레나를 좌절하게 만드니까요.
꽃잎을 세던 레나의 발밑에 온기가 느껴져요. 오랜만에 느껴지는 따뜻함에 아래를 바라보니 눈을 뜨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끼 고양이가 레나의 발에 얼굴을 파묻고 있었어요. 새끼 고양이는 울고 있었어요. 레나는 벚꽃을 세느라 그 소리를 듣지 못한 거예요. 레나는 한참 동안 자신의 발을 내어주다가 해가 질 무렵 새끼 고양이를 뒤로하고 집으로 들어가요. 어미 고양이가 잘 데려갈 것이라 믿으면서요. 배가 고파서 달걀말이와 소시지를 구워 먹어요. 그러다 문득 새끼 고양이가 다시 생각이 나요. 사람의 냄새가 배면 어미가 데려가지 않는다는 말을 엄마에게 들은 적 있는 것 같아요.
레나는 마당으로 나가 다시 새끼 고양이를 찾았어요. 다행히도 고양이는 그 자리에 있었어요. 결국, 레나는 고양이를 안고 집으로 들어와요.
그리고 이름을 붙여주었어요. 소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