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

사라진 대문 - 6

by 이은수

그곳에선 쉽게 얻을 수 있었어요.

옆집 아저씨는 이번에도 아줌마에게 거짓말을 했거든요.


레나는 그가 사라지고 곧바로 옆집 마당으로 들어가 그가 서 있던 자리로 가서 공병을 꺼내었어요. 거짓말과 함께 뿜어져 나온 그의 한숨을 담기 위해서요.

담길지 모를 누군가의 한숨을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받아내는 것. 이것으로 돈을 버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었어요.


집으로 돌아와서 레나는 레시피 대로 돈 위에 한숨을 부었어요. 그러자 돈이 불어나기 시작했어요. 계산해 보니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히 두 배였죠. 눈에 보이지 않는 것으로 눈에 띄게 달라진 삶을 가질 수 있을 것만 같네요.


밤이 되었고 레나는 다른 누군가의 한숨을 찾으러 다녔어요. 그러다 멀리서 우연히 옆집 아저씨를 봅니다. 여전히 그때 그 아줌마와 함께였어요. 레나는 계속해서 그들을 관찰했어요. 옆집 아저씨는 그 아줌마에게 돈을 건네고 있었어요. 돈을 건네받은 아줌마는 울고 있었어요. 그 둘이 무언가 얘기를 나누는데 레나는 알 길이 없어요. 멀리 있는 말은 모양이 다르게 오거든요.

옆집 아저씨는 두리번거리다 레나를 발견했어요. 그리고 그 둘은 서서히 레나에게 다가왔어요. 레나는 숨지 않았어요. 어차피 아저씨는 레나를 잊어버렸을 거니까요.


아저씨는 레나에게 다가와 말을 건넸어요.

“혹시, 잘 곳이 없어서 그러니?”

레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우리 집은 그렇고, 내 여동생 집에 좀 머무는 건 어떻니?”

레나는 여동생이라는 말에 흠칫 놀랐어요. 그 뒤 둘을 가까이서 보니 꽤 닮아있단 생각이 들었대요.


“그 돈.”

레나는 아줌마가 손에 쥐고 있는 돈 봉투를 손짓하며 말했어요.

“아, 이건. 조금 부끄럽지만 내가 사정이 어려워서 오빠가 빌려준 돈이야.”

아줌마가 말했어요. 그 말을 듣고 레나는 멍하니 돈 봉투를 쳐다봤어요. 그러자 아줌마가 돈 봉투 안에서 절반을 꺼내 레나에게 건네려 했어요. 레나는 돈을 거부하고 고개 숙여 인사했어요.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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