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소설
아지는 내가 오늘 분양받은 고양이다. h가 맥주 캔을 따며 왜 이름을 강아지로 지었는지 물었다.
나는 아지를 양손으로 들어 올리며 대답했다.
"강아지처럼 애교가 많았으면 해서. 생긴 건 고양이가 좋아. 이렇게 귀여운 생명이 날 반겨주면 기분 좋잖아."
아지는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고양이의 표정을 읽는 것이 인간의 표정을 읽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긴 하다만, 저건 누가 봐도 오묘한 표정이었다. 기분이 썩 좋아 보이진 않는.
그날 밤 꿈을 꿨다. 꿈에 아지가 나왔다. 아지는 두 발로 서서 누워있는 나를 내려다봤다.
"아지가 서 있네? 꿈이네. 더 자야겠다."
"깨기 전에 말 한마디 할게."
아지가 말을 한다. 그리고 크고 예쁜 눈으로 나를 노려본다.
"내가 귀여운 건 알아. 하지만 난 너를 위해 귀여운 건 아니야. 난 날 위해 귀여울 거야. 그리고 난 널 이유 없이 반길 생각 없어. 널 반겨야 할 이유가 생길 때, 그때 반길 거야."
아지가 내게 쏘아붙였다. 나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 고개를 끄덕였다. 얼른 꿈에서 깨어나길 바라며 덜덜 떨고 있었다. 그때 아지는 나를 양손으로 들어 올렸다. 아지가 이렇게 힘이 세구나 싶었다.
그때 꿈에서 깼는데 아지는 나에게서 한참 떨어진 채 잠들어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