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나의 이야기
오전 시간은 바쁘다
아이들이 있는 집은 다 비슷할 것 같다
준비물도 다 다르고 머가 이렇게 챙길 것이 많은지 정신이 하나도 없다
등원시키고 아이와 집에 오면 녹초가 된다
빵 하나에 우유 한잔 들이키고는 어질러진 집을 정리한다.
아이의 간식을 챙긴다.
바쁘게 움직이면서는 나는 고민한다
"오늘 점심은 머먹을까?"
전에는 힘들기도 하고해서 유모차 끌고 나가 커피숍에서 커피 한잔 하는 게 너무 좋았었다
케익이나 샌드위치 하나가 힐링이 되어 주어서 또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다
점심 한 끼 지만 그 한 끼가 하루를 버티게 하고 이주일을 버티게 하는 힘이 될 때가 있었다
오늘은
정말 너무 힘들었다
맛있는 게 먹고 싶었다
문득 집에 있는 호주산 소고기 조금, 계란 2알 그리고 짜파게티가 생각났다
머릿속에서는 정말 맛있는 짜파게티가 그려졌다
그래 짜파게티를 해 먹는 거야!
메뉴 선정을 오래 걸렸지만 행동은 빨랐다
아이가 잘 놀고 있는 지금
얼른 프라이팬에 열을 올리고 계란과 호주산 소고기를 꺼냈다
고기가 생각보다 적게 남아 있어서 아쉬웠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짜파게티를 끓일 냄비에 물을 붓고 올린 다음 프라이팬에 계란을 깨뜨렸다
머릿속에 있는 순서대로 척척 진행되었다
냄새에 짜파게티 면을 넣고 고기를 굽고 있을 때쯤이었다
아이의 컨디션이 변하기 시작했다
아직 시간상 잘 시간도 멀 먹을 시간도 아니기에
그냥 짜증인가 싶어서 아이를 안고 달래 주었다
알아차릴 수 있었다. 어쩌면 나는 알고 있었지만 외면한 건지도 모르겠다
아이는 졸려했다
아이를 달래 주면서 과자도 줘가며 짜파게티를 완성했다. 짜파게티 위에 소고기를 올리고 계란 프라이로 마무리를 지었다. 참기름 향이 코를 자극했다 기분이 좋았다.
과자를 먹던 아이가 징징 거리기 시작했다
조금씩 달래 가며 짜파게티를 먹으려고 했는데 반쯤 눈이 감겨서는 자기를 재워달라고 징징거리는 아이를 보았다. 젓가락을 내려놓고 아이를 안았다
아이는 품에 기대에 징얼거리며 잠들려고 했다.
방으로 들어가 자장가를 틀고 안아주니 잠들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내 짜파게티는 뿔기 시작했다
5분 정도 지났을까? 아이가 잠들어서 내리려고 하니 울기 시작했다
다시 안아주니 그치고 잠이 들었다 다시 5분쯤 지나을까?
푹 잠든 아이를 내려놓고는 식탁으로 돌아왔다
짜파게티를 만든지 한 15분쯤 되었을까? 20분이 된 것 같기도 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이런 일이 많았다
한 번은 라면이 다 뿔어서 국물도 없었다. 면이 그렇게 크게 뿔어있는건 처음봤었다.
아이스커피의 얼음이 없어서 밍밍해진 적도 있고 아이스크림이 전부 녹아서 치우느라 힘들었던 적도 있다.
이 정도면 빨리 먹는 거라고 생각하며 짜파게티를 들었는데
덩어리가 되어 있었다
별일 아니라는 듯이 물을 붓고 휘휘 저어주었다
짜파게티가 뿔긴 했지만 못 먹을 정도는 아니었다
짜파게티는 맛있었다
고기 한 점에 계란 조금 김치 하나 올리고 면 휘리릭 감아 먹으니 맛있었다
이래도 먹고 지래도 먹다 보니 어느새 한 그릇 뚝딱 다 먹었다
처음에는 속상하기도 하고 버리고 다시 해서 먹기도 했는데
어느새 내가 이렇게 변해 버린 걸까?
화보다는 이 정도면 괜찮지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지금의 시간을 다행으로 여기며 감사할 줄 알게 되었다.
짜파게티는 뿔었지만 나는 맛있게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