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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AN Jan 11. 2022

하얀뭉탱이

눈이 날렸다.

이리저리 어지러이 하얀것들이 휘날리더니 이내 곧 멈췄다. 마치 내게 알리려하는것 같았다. 잠시 기쁘고 즐거울 뿐이라고.


눈이 내 눈을 어지러이 바삐 움직여도, 늘 저 하얀 뭉탱이들은 예쁜 쓰레기일 뿐이라 외쳐도 내 속은 쓰라렸을지도 모른다. 저 순간적인 한시적인것들에 일희일비하지말라고. 오늘이 지나 내일이 오면 순간적인 기쁨에 의해 초래될 질척거림을 생각해보라고. 사실 온전히 기뻐해도 될것을 나는 기대했다가 돌아올 실망에 지쳐 포기했는지도 모른다.


 나를  아는,  좋아하는 사람이 내게 그랬다. "많이 변했다. 그래서 그만큼 네가 낯설고 싫다. "  말에도 흔들리지 않는 내가 너무 기꺼운데  당신의 감정에  마음이 쓰인다. 아프기도한데 웃기기도하고 내가 기특하기도 하다. 좋은 쪽일까 싶지만 오래도록 못나던 내가 사랑스러운지 초반이라 이뻐해주려한다.


오늘도 내 속 검은연기를 내뿜으려 잠시 밖을 다녀왔을뿐인데 내 앞에 하얀 입자들이, 바지런히 저들의 결정이  내려앉았다. 어여뻤다.  어여쁨을 바라봄에도 나는 아무렇지 않다는듯 시간들을 보내고 보내다 지금의 나와 어지러이 얽힌 괴거의 나를 마주한다. 조금은 서글픈 밤이다.


오래도록 내가 괴롭고 아프고 싫었다. 이제는 이라는 시때가 지나갈것만 같고 부질없어 보이지만 이제는 내가 아름다워 기껍다는것. 언젠가는 서글픈 밤이 따뜻한 밤이되기를 바란다는 내 말이 안온할수있기를. 부디. 간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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