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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은 Dec 04. 2020

일상을 여행처럼

코로나 시대에서 내가 일상을 즐기는 방법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코로나가 확산되기 전까지는 휴가 때는 물론이고, 장기 여행을 하기 위해 퇴사를 할 만큼 여행을 좋아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코로나가 확산되고부터는 여행을 다니지 못했다. 당연했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게 되니 문득 ‘나는 왜 이렇게 여행을 좋아했던 걸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여행은 떠나기 전부터 나에게 주는 힘이 있었다. 항상 여행을 떠나고 싶을 때는 일상이 무료해지거나, 심적으로 지쳐있거나,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껴질 때였다. 그럴 때 여행을 결심하면 일상에 해방감을 느끼고 자유를 얻는 기분이 들었다. 비행기 티켓을 끊고 나서는 남은 디데이 날짜를 기다리며 설레했고 왠지 모를 힘이 났다.


여행지에 도착해서는 나 자신이 새롭게 태어난 기분이었다. 낯선 땅을 밟으며 새로운 것을 보고 듣고, 이국적인 음식을 접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추억을 쌓다 보면 새로운 삶을 사는 듯했고, 넘치는 행복감에 조금 더 오래 살고 싶어지곤 했다.


여행을 못 가는 요즘, ‘일상을 여행하는 것처럼 살 수 없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로 인해 더 답답하고 무료해진 요즘, 새로운 기분과 설렘이 절실했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해보지 않았던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를 하기 시작했다.

‘일상을 여행처럼’ 사는 것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똑같은 일상에 살짝만 변화를 줘도 새로운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이를테면 나 같은 경우는 평소 하는 설거지도 이어폰을 꽂고 신나는 노래를 들으며 리듬 타며 설거지를 하고, 조명을 키고 블루투스 스피커로 음악을 들으며 분위기를 잡거나, 마트에서 먹고 싶은 것들을 잔뜩 사 와서 코스요리처럼 ‘방구석 레스토랑’을 즐긴다든지, 커피 그라인더나 커피 머신을 장만해서 ‘나만의 홈 카페’에서 만든 수제 커피 한 잔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만보기를 사서 집 앞 공원을 열심히 걸으며 만보를 채운다던가, 예전 사진들을 꺼내 보며 삶을 되돌아보고 추억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음악, 조명, 자연이 더해지면 삶이 좀 더 풍요로워지는 것 같다. 신기하게도 이런 시도를 하고 나서부터 일상은 전보다 조금 더 흥미로워졌다. 나에게 주어진 똑같은 하루도 ‘내가 어떻게 바라보고 행동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도 느꼈다. ‘오늘 하루는 어떤 재미를 줘볼까?’ 하는 설렘을 가지며 나는 오늘도 일상을 여행한다. 일상 여행은 무료한 일상을 조금이나마 즐겁게 만들어 준다. 그게 귀여운 수준일지라도 나를 위해서라면 한 번쯤 시도해 볼 만하다.


행복한 삶이란 별거 없는 것 같다. 자신만의 소소한 행복을 더 많이 발견하고 즐길 수 있으면 삶은 한결 풍요로워지는 것 같다. 코로나19로 복잡하고 속상한 요즘, 방구석 일상 여행을 즐기며 힘을 내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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