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우리에게 청춘이다
최근에 책을 통해서 박막례 할머니를 알게 되었다. 그녀의 나이는 올해 73세, 직업은 유튜브 크리에이터이다. 그녀의 책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를 읽고 나는 그녀의 팬이 될 수밖에 없었다. 지금부터 그녀의 인생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녀는 학창 시절에 글공부를 하지 못했다. ‘여자가 글을 알면 결혼해서도 집을 나간다.’라고 말하는 시대에서 그녀에게 공부란 언제나 남자들만이 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녀는 공부 대신 온갖 집안일을 하며 학창 시절을 보냈다.
스무 살 때 그녀는 우연히 친구 집에 가서 남편이 될 한 남자를 만난다. 그와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그 남자는 찢어지게 가난했고, 집에도 자주 들어오지 않았다. 그녀는 아기를 낳았고, 자식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라도 해야만 했다.
꽃다운 스물네 살, 그녀는 파출부 일을 시작한다. 오전엔 한 곳이 아닌 여러 곳의 집을 돌아다니며 파출부 일을 했고, 저녁엔 밤 10시까지 식당에서 설거지를 하며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렇게 그녀는 8년 동안 밤낮으로 일을 하며 20대를 보냈다. 그녀의 20대는 자식들을 위해 매일 일을 한 것, 그게 전부였다.
그녀는 30대가 되어 다른 여러 일을 시도해보았지만 그마저도 잘 되지 못했다. 30대 후반부터는 친구와 식당을 열게 되어 점점 자리를 잡아갔다. 하지만 보증을 잘못 서서 사기를 당하게 되고, 40대에는 친척에게 또 한 번의 사기를 당하게 되어 공사장 잡일까지 하게 된다. 몇십 년 동안 고된 노동일을 하고, 사기를 반복해서 당해도 그녀는 꿋꿋이 살아갔다.
40대 후반부터는 쌈밥집을 차리게 되는데, 그녀는 1년에 딱 한 번만 쉴 정도로, 쉬지 않고 밥장사를 했다. 그렇게 세월은 그녀를 일흔 살이 되게 만들었다.
여기까지가 그녀의 일흔 살까지의 스토리다. 그녀의 인생은 불공평하게 느껴질 정도로 비극적인 일들의 연속이었다. 그런 인생을 참고 견뎌냈던 그녀가 존경스럽고 대단할 정도다. 하지만 그녀의 인생은 이제 시작이었다. 그녀는 일흔 살에 인생의 대반전을 맞이하게 된다.
병원에서 그녀는 치매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을 받았고, 할머니의 인생이 안타까웠던 손녀는 퇴사까지 하며 할머니와 호주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렇게 추억용으로 찍었던 여행 영상들은 유튜브에서 대박을 터뜨리게 되었고, 그 계기로 유튜브 CEO와 구글 CEO에게까지 영감을 주는 130만 구독자의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되었다. 누가 그녀가 70세 인생에 잭팟을 터뜨릴 것이라고 예상했을까?
그녀가 유명한 유튜버가 된 것이 운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그녀의 당찬 성격과 도전 정신이 지금의 그녀를 만들었다. 그녀는 스노클링을 하다가 죽을 뻔하고도 헬멧 다이빙에 도전을 했고, 스위스 피르스트 산에서 마운틴 카트를 타다가 고꾸라져 어금니까지 부러졌는데도 패러글라이딩을 타러 갔다. 그녀에겐 나이가 중요하지 않다. 그녀는 계속 넘어져도 도전하고, 또 도전한다.
사람들은 흔히 10대나 20대를 보고 “참 좋을 때다. 그때가 청춘이다.”라고 말을 한다. 틀린 말이다. 예능 <유퀴즈>에서 어르신들이 나와 청춘에 대해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90세 할머니는 50대인 유재석한테 말한다. “당신, 지금이 청춘이야”라고. 이렇듯 지금이 우리 모두에게 청춘이다.
박막례 할머니는 지금도 하루하루 새 역사를 쓰고 있다. 그녀는 매일 수많은 사람에게 보여준다. 그녀에겐 지금이 인생의 청춘이라는 것을. 그리고 인생을 포기하지 않는 자에겐, 기회가 반드시 온다는 것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