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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말이

나의 저녁

by Bora

검은 비단처럼 매끄러운
정사각형 안에
탐스러운 밥알들이

하얀 눈처럼 펼쳐진다.


집안 구석구석에 고소한 참기름향이 퍼져가고

각기 다른 색과 맛을 내는 재료가

하얀 카펫 위로 차곡차곡 쌓이면

손가락 마디마디에 힘을 주워가며

꼼꼼히 말이를 한다.


알록달록한 김밥 한 알 한 알이
사랑하는 사람에 입안으로

쏙 들어갈 때면

사춘기 소녀처럼 수줍은 미소가 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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