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 매콤 닭모래집 볶음

도시락 반찬에도 좋아요

by Bora

2 해외생활을 하는 한국인은 요리에 대한 고민이 많다. 재료의 한계가 있을 뿐 아니라 음식을 만드는 시간도 한국에 비해 2배 이상 걸린다. 오랜만에 외식을 할라 치면 입맛이 한식에 길들여져 있어서 자연스럽게 한국식당을 찾곤 한다. 외국에서 거주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입맛까지 귀소본등을 일으키고 있다.

어느 날 문득 길거리에서 먹었던 어묵이 듬뿍 들어간 매콤한 떡볶이가 생각이 났다. 냉동고 안에서 재료를 찾아보았지만 떡 한조각도 발견하지 못했다. 집에 있는 손가락 마디처럼 생긴 마카로니를 삶아 고추장과 설탕만 넣고 떡볶이를 만들었다.

후라이드 치킨과 양념 치킨이 먹고 싶을 때는 치킨 가루를 직접 만들어 사방팔방 기름 냄새를 풍기며 튀겨 보기도 했다. 만두와 찐빵이 그리울 때는 강력분이 없어서 케냐산 밀가루로 피를 만들었다. 노하우가 없던 시절에는 숱하게 터진 만두와 부풀어 오르지 않은 찐빵을 먹었다.

최근에는 육포가 먹고 싶어 소고기를 덩어리째로 사와 살 한 점 한 점을 자르다가 손을 베기도 했다. 어찌 그뿐이랴 시장에서 나오는 부추와 무, 배추, 오이와 알타리로 김치를 담근다. 몇 달 전에는 간장, 식초, 설탕과 물을 팔팔 끓여서 고추와 마늘 피클을 만들었다.


만두 만들기

오늘은 닭모래집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모래집에 붙어 있는 기름과 불순물을 손질하고 소금에 박박 문지르고 다시 밀가루를 넣어 씻었다. 물이 팔팔 끓어오르자 모래집을 넣어 삶아낸다. 삶아 낸 닭모래집을 찬물로 뿌려 주니 금방 수축이 되었다. 가로로 두세 번쯤 잘라 주었다.

열이 오른 웍에 기름을 두르고 고추장과 설탕, 간장, 마늘, 생강가루와 물을 조금 넣고 팔팔 끓이다가 고춧가루와 매운 고추를 추가했다. 마지막으로 잘라 놓은 모래집을 넣어 휘리릭 볶으면서 참기름과 깨소금을 뿌려 준다. 밥상에 오른 꼬들꼬들 씹히는 닭모래집이 제법 맛이 좋다. 매콤 달콤한 닭모래집을 따끈한 밥에 '쓱싹쓱싹' 비벼 먹으면 든든한 한 끼 요리가 된다.


아이들 점심 도시락 반찬으로 닭모래집 볶음을 싸기로 했다.

"엄마, 닭모래집은 매일 먹어도 안 질려요."

한마디로 말해서 아들은 도시락 반찬으로 자주 싸 달라는 말이다. 케냐 마트나 정육점에서 닭모래집은 kg로 구입할 수 있다. 그래서 종종 닭모래집을 사다가 냉동고에 넣어둔다. 닭모래집을 별로 안 좋아하는 둘째를 위해서는 훈제 소시지를 함께 넣고 볶는다. 도시락 3개를 나란히 늘어놓았다. 고기와 야채를 좋아하는 아들 도시락에는 닭 모래집을 잔뜩 넣고 고명으로 소시지 2개쯤 올렸다. 모래집을 별로 안 좋아하는 둘째에게는 소시지와 마늘, 양파를 넣어주고 고명으로 모래집을 넣고 야채를 안 좋아하는 셋째에게는 모래집과 소시지를 적당히 섞었다.

아이들 도시락을 싸는 것이 때때로는 피곤 하지만 이런 즐거움이 있기에 요리를 한다. 나는 오늘도 앞치마를 허리에 질끈 메고 부엌으로 향한다.

바나나 꽃잎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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