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못 잔 낮잠을
어젯밤에 몰아서 잤다
초저녁 잠이 많은 건
어므니를 닮았고
낮잠 자는 건
아브지를 닮았다
국물요리를 좋아하는 건
부모님 두 분을 닮았는데
알탕이나 내장탕을 좋아하는 건
아브지를 닮았다
그러고 보니
곱장, 천엽, 닭모래집, 선지, 육회를
좋아하는 것이나
단음식보다는 짭조름하고
쓴맛의 채소류를 선호하는 것도
울 아브지 입맛이다
딸의 삶에 좋은 영향력을
끼치신 분은 아브지보다는
엄마의 바다 같은 넓은 마음과
응원과 기도의 힘이 컸다
그런데 어쩜 그리도
아브지의 입맛이
여기, 이곳
케냐의 부엌에서
살아 숨 쉰단 말인가
아브지 울 아브지가
보고 싶은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