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마밑에 널은 옷이 수분을 내뿜는 데는
꽤나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해를 만나야지만 시큼한 냄새가 날아가는데
비 때문에 옷이 잘 마르지 않는다
밖에 널은 빨래를 안으로 옮길까 말까
고민하며 수시로 날씨를 파악한다
새벽부터 내린 비는 아침이 밝아오자
잠깐 해가 나는가 싶더니
다시 소낙비로 바뀌고 만다
갑자기 동쪽하늘이 환해졌다가
금세 먹구름이 몰려온다
변덕스러워진 케냐의 우기철이다
몇 해 전부터 케냐에 기후변화가 시작됐다
원래는 우기철엔 밤에 만 비가 내리고
아침 6시가 되면 신기할 정도로
비가 그치고 낮동안은 해가 뜨거웠다
올해는 지난해와 확연히 다르게
낮에도 수시로 비가 내리고 있다
비가 많이 오다 보니 밭에서 자라는
옥수수와 토마토와 감자며 양파가
알차게 영글지 않다 보니 시장에 나오는
야채가 비싼 반면 부실하기 짝이 없다
내년에 곡물값이 폭등할까 싶어서
걱정이 되는 우기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