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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bari Dec 12. 2023

멀쩡한 일상

전기와 차요태

전기가 없는 캄캄한 밤에 두 딸은

남편이 양은냄비에서 끓인 

뜨거운 물에 찬물을 섞어서 샤워를 했다.

늦장을 부리며 침대에 누워있던

나의 귓가로 안전기에 전기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려온다.


전기가 들어오니 부엌이 밝아졌다.

밥을 짓는 동안 낮에 따놓은

차요태 열매를 이면지로

하나씩 하나씩 꼼꼼히 포장을 한다.

열매의 껍질이 얇아서 생채기를 막고

오래 보관하기 위함이다.


차요태의 요리가 다양해지고 있다.

양파와 함께 볶기도 하고

오이무침처럼 새콤달콤 무치고 

불고기와  오징어 볶음에 넣고

피클도 만들고 카레와 계란국에 넣고

김밥 속재료와 장아찌도 만든다.


들어온 전기는 30분 만에 다시 나갔다.

몸을 웅크리고 침대에 눕자마자

몸이 피곤했는지 금방 곯아떨어졌다.

언제 전기가 들어왔는지 잠결에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고

침대에 깔아 둔 전기장판이 따스하다.


아침에 뜨거운 커피를 마실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다. 그럼, 됐다.



오가닉 차요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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