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노래를 듣기 위해서 마트에 가야겠다.
주말이면 동네 이곳저곳에서 경쟁을 하듯
스피커를 최대한 크게 틀어 놓고
노래를 하던 사람들이
다들 고향에 갔는지
동네가 텅 빈 것처럼 조용하기 만 하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
없으니 동네 밖으로 나가봐야겠다.
오늘따라 동네가 유난히 조용하니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와
높이 떠서 지나가는 비행기 소리,
닭 우는 소리와 개 짖는 소리,
가끔씩 지나가는 오토바이 소리와
바람소리가 메아리가 되어 들린다.
담너머에서 달그락거리며 점심밥을 준비하는 소리까지 들려온다.
다섯 식구가 성탄절마다 함께 하다가
큰아이가 대학에 입학을 하고 나니
한 사람이 빠진 자리가 너무 크다.
아들은 방학에도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을 한다며 쓰다가 멈춘
소설을 다시 쓴다고 한다.
머나먼 땅에서 가족이 그리울 텐데도
내년에 만날 만남으로 족하다고 한다.
본인의 노력으로 받은 장학금과
외할머니의 지원으로 갑작스럽게
미국으로 대학이 결정된 아들이다.
우리가 계획에 없었던 일들이
순식간에 일어나는 바람에 온 가족이
어리둥절했지만 어찌 인생이
계획한 대로 살아지던가.
어찌 되었건 우리가 있는 곳에서
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