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곤소곤, 무슨 선물을 준비할까?
찡긋찡긋, 눈으로 비밀이라고 말한다.
아빠와 딸들은 맘 설레며
외출을 준비하고
엄마는 집에서 홀로 '제프리 디버의 장편소설인 잠자는 인형' 읽기에
푹 빠졌다.
엄마와 아빠의 역할이 바뀐 듯하나
요즘 같은 세상에 그게 무슨 상관인가.
오늘은 성탄절, 선물교환을
하느라 네 식구가 모였다.
며칠 전부터 딸들과 남편은 준비한
선물을 가지고 왔고
나는 선물대신에 현금을 챙겼다.
참으로 재미없는 엄마다.
최대한 물건을 안 사기로 한 다짐이
성탄절 분위기를 깨는 것도 같았지만
다행히 다들 현금을 좋아했다.
남편은 딸에게 받은 장난감 자동차를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재미있게 조립을 한다.
선물을 준비 안 한 나는
남편에게 보습용 바디로션과
딸들에게 향수와 발뒤꿈치
각질제거기를 선물로 받았다.
아무래도 엄마이자 아내인 난
이기적인 거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