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침

16일

by Bora

케냐에는 의외로 중국사람들이 많다. 몇 해전부터 케냐에 새로운 도로를 내고 깔거나 철도를 만드는 데 중국이 일조를 했다. 또한 그들은 대부분 식당이나 중국슈퍼마켓을 운영하면서 일가친척들까지 와서 가족 비즈니스를 한다.

나이로비에 중국 사람이 운영하는 창고식 '차이나 스퀘어'라는 곳이 2군데나 있다. 그중 한 개는 최근에 생긴 곳인데 어마어마한 종류의 물건들이 중국에서 들어와 있다. 주방용품에서부터 문구류, 신발, 속옷, 가방, 액자, 아기들 용품, 인형, 장난감이며 다이소보다 더 싼 화장품들이 가득가득하다. 이곳에서 남편이 독일로 출장을 가기 위한 몇 개의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서 잠시 들렸다가 지인 부부하고 우연찮게 마주쳤다. 우린 얼굴을 본 지도 5년은 더 된 것 같았다. 그사이에 건강해 보이던 여자분은 살이 많이 빠져서 핼쑥해 보였고 그녀의 남편은 비교적 건강해 보였다. 시골에서 학교를 운영하는 분들이다 보니 나이로비에 나오는 것이 쉽지 않은데, 내일은 한국에서 손님이 오는 바람에 공항으로 마중을 가야 해서 에어비앤비를 얻었다고 한다. 오늘은 다른 지인에게 소개를 받은 '차이나 스퀘어'에 구경차 왔다가 우리와 마주친 것이다. 그들도 우리도 이곳에 온 김에 길 건너편에 한국분이 운영하는 일식 레스트로랑에서 점심식사를 할 참이었다. 우린 자연스럽게 점심식사까지 동석한다.


식당 의자에 앉자마자 그네들은 그동안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몇 해 전부터 지독한 사건에 연루되면서 행동의 제약을 받았으며 맘고생을 많이 했던 것을 우린 알고 있다. 부부는 억울한 일이며 끈질기게 모함하는 이웃에게 시달린 일이며 상대방의 옆에서 부추기는 사람으로 일이 더 꼬여가던 사연을 털어놓았다. 그 꿈같은 현실 앞에서 부부는 다툼 대신에 침묵을 선택한다. 그로 인해 어느 순간에 묻어두었던 감정이 솟구치기라도 하면 부부는 주최할 수없이 화가 치밀어 오른다고 했다.

우리 부부는 그네들에게 기회가 되면 한국에 나가서 잠시나마 쉼을 갖으며 정신상담을 받아보라고 권유를 했다. 지인의 남편은 진작부터 상담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네들의 감정이 잘 정리되고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어서 학교운영을 건강하고 지혜롭게 해 나가길 바라본다.


3월 29일(금), 기도제목

1. 지인 부부가 큰 어려움을 이겨내고 시골에서 현지사립학교를 능력 있게 운영할 수 있어서 감사.

2. 우리 부부가 그네들의 힘든 이야기를 듣고 위로할 수 있어서 감사.

3. 남편의 어지럼증이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았지만 서서히 회복되어 가니 감사.

4. 지인 부부와 함께 교제하면서 계획에 없었던 식사대접까지 받았다. 이 또한 감사.

5. 오늘부터(금)~다음 주(월)까지 부활절 연휴이다. 이 기간에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가기도 한다. 금요채플을 대학생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


하루 일식레스토랑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