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고등학생들이 '맥브런즈'라는 청동으로 만든 작품이 전시되고 판매되는 박물관 겸 카페가 있는 곳에서 4월 13일에 파티를 한다. 여학생들은 멋진 드레스를 입되 어깨가 다 드러나는 옷은 안되고 남학생들은 완전 정장은 아니더라도 세미 스타일로 입어야 한다. 아들을 키울 때는 파티 전날에 옷이 있는지 확인만 했던 터라 딸들의 요란스러운 준비가 참으로 어색하기만 하다. 둘째 아이는 2주 전부터 학교에 가지고 가는 점심 도시락은 본인이 알아서 샐러드를 싸가며 나름 몸매 관리를 시작했다. 그러나 한번 입에 맞는 음식이 당기면 배가 부를 때까지 먹으니 다이어트가 안 되는 거다. 막내 아이는 삼시 세끼를 먹되 워낙 한꺼번에 많은 양을 먹질 못한다. 몸이 마른 편도 아니고 덩치가 큰 편도 아니니 특별히 다이어트를 안 한다.
지난번에 사리센터에 갔을 때에도 아이들은 프롬에 입고 갈 드레스를 찾았지만 어느 샵이든 어른들 옷뿐이고 가격도 만만치 않다 보니 맘에 드는 옷을 못 구했다. 오늘은 인도사람들이 모여사는 파크랜드 동네에서 가장 유명한 다이아몬드 플라자에 갔다. 인도 여성들의 드레스 패션은 색감이 화려할 뿐 아니라 반짝이가 들어가다 보니 두 딸은 몇 군대의 옷가게를 둘러보더니 표정이 시큰둥하다.
우린 다시 빌리지마켓이라는 UN 아프리카 본부 근처에 있는 몰로 향했다. 이곳은 우리 가족이 2007년 케냐에 왔을 때도 나름 인기가 좋은 곳이었는데 쇼핑몰 안에 호텔이 들어서면서 확장이 되었다. 호텔 쪽에 새로 생긴 몰 2층에는 마치 여성들을 위한 샵들이 즐비하게 들어섰다. 옷에 가격대가 비싸고 거의 성인 옷들 뿐이니 여기서도 맘에 드는 걸 찾기 쉽지 않았다. 여러 샵을 기웃거리다가 들어간 곳은 남아공에서 수입된 옷가게였다. 그곳에서 둘째는 가장 심플한 다크블루 원피스를 찾았다. 드레스 앞이 단조로워서 자기가 손수 옷을 수선해서 입기로 했다. 다른 샵에서 막내의 눈을 사로잡은 옷은 몸에 착달라붙는 하얀 드레스였지만 어깨가 다 드러난 옷이었다. 이런 옷이 괜찮냐고 묻는 나의 말에, 딸은 쿨하게 어깨에 스카프를 두르면 된다고 했지만 역시나 허리 쪽이 너무 커서 옷이 빙글빙글 돌았다. 결국엔 막내는 지난해에 입었던 가슴라인이 브이자로 파인 검정드레스를 입기로 했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그 옷은 딸에게 맞춘 듯이 잘 어울리는 드레스다.
3월 30일(토), 감사일기
1. 오랜만에 딸들하고 빌리지마켓 쇼핑몰을 쏘다녔다. 아무리 많은 옷이 있지만 자신이 원하는 옷은 정해져 있다. 딸들과 푸드코너에서 타이음식과 터키음식을 먹으면서 데이트를 할 수 있어서 감사.
2. 외출하고 돌아오니 남편의 건강이 많이 나아졌다. 혼자서 밥을 챙겨 먹고 콘퍼런스를 위한 책자를 만들어 놓고 입고 갈 정장 바지까지 다림질을 한다. 남편에 건강을 위해서 많은 분들이 기도해 주시고 염려해 주셔서 감사.
3. 옷가게를 들락거리면서 케냐의 옷시장이 많이 변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한국의 백화점 수준 같은 샵에 현대식과 케냐의 화려한 옷감이 섞인 옷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케냐 경제가 점점 성장하니 감사.
4. 부활절 연휴로 선교센터에 학생들이 머물면서 교제하고 쉼을 갖고 있다. 센터 숙소가 연휴에 갈 곳이 없는 학생들에게 잠시라도 안식처가 될 수 있어서 감사.
5. 케냐에서 약이라고 불릴 만큼 감기에 효과가 좋은 '다와'라는 생강꿀차가 효과가 있었나 보다. 코감기와 기침이 거의 다 나아가니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