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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만한 기쁨

45일

by Bora

얼굴이 발그레진 15살의 딸이

흥분한 목소리로 달려온다.

막 친구의 생일파티에 다녀온 거다.

내 얼굴 앞으로 내민 버스 속에는

딸이 직접 그린 고양이가

귀엽고 사랑스럽다.


생파로 갔던 카페에서 점심으로 주문한

식이 오후 4시가 넘어서도 나오지 않자

그냥 집으로 올 수밖에 없었다는 딸은

학교 밖에서 만난 친구들과 함께

시간이 좋기만 한가 보다.


전기가 나가서 세탁기를 돌리지 못하고

노트북과 핸드폰 배터리가 방전되고

캄캄한 방 안에서 충전식 미니 랜턴

하나로만 어둠을 밝히지만

마음만큼은 평화롭다.


밖에는 비가 내린다.



4월 27일(토), 감사 일기

1. 한글학교에서 유아. 유치부 아이들이 양말 안에 콩을 넣어서 오재미를 만들고 클레이 놀이를 했다.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감사.

2. 한글학교 간식을 주문한 C커피숍 빵 담당자랑 커뮤니케이션이 잘되어서 배달에 착오가 안 생겨서 감사.

3. 나대학생들이 고아원으로 봉사를 다녀왔다. 청년들이 약자들에 대한 관심과 섬기는 마음이 예뻐서 감사.

4. 노트북 배터리가 방전이 되어서 100일 감사일기 쓰기를 유심이 없는 스마트폰으로 작업했다. 폰 배터리가 남아 있어서 감사.

5. 남편이 가족을 위한 샤워물을 가스불로 끓인다. 배려하는 마음이 고맙고 감사.


충전식 휴대용 미니 랜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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