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情, 들다

82일

by Bora


학생 손님들이 외박을 끝내고 학교로 복귀를 했다. 나이로비 연합교회로 학교차량이 오후 3시에 도착을 하면 우리 집과 서울게스트하우스와 Mrs.Kim 집에서 지냈던 학생들이 한차로 RVA로 출발한다. 버스를 기다리는 사이에 아이들은 교회 옆에 있는 한국마켓으로 가서 아이스크림을 사서는 곧장 입에 문다. 달달한 한국 아이스크림을 어찌나 좋아하는지, 단번에 온갖 스트레스를 날려 보내나 보다.

노란 색깔에 버스가 정확히 오후 3시, 교회에 도착을 했다. 나는 우리 집에 온 학생들 중에서 여학생들은 품에 안아주고 남학생들에게는 악수를 하며 굿바이 인사를 했다. 10명에 여학생 중에서 12학년 H를 가슴에 안는 순간, 내가 갑자기 눈물이 터져버렸다. 8학년때 처음으로 우리 집에 왔던 어린아이가 다음 달이면 고등학교를 졸업한다. 마음이 따스한 아이인 H와 情이 깊게 들었나 보다. 그런 중에 12학년인 덩치가 큰 남자아이가 내 앞을 왔다 갔다 한다. 자기도 안아달라는 것이다. 그 녀석은 초등학교 2학년때부터 재케냐 한글학교에서 오래전부터 보았던 터라 내가 엄마처럼 편했나 보다. 이런 맘을 한국인은 이라고 한다.


6월 3일(월), 감사일기

1. 학생손님을 맞이하느라 3박 4일 동안 온 가족 수고가 많았다. 저녁에는 치맥하우스에서 후라이드와 양념치킨을 사 왔다. 두 딸이 치킨을 맛있게 먹어서 감사.

2. 치맥하우스 사장님은 커피로스팅 기술이 뛰어나다. 250g 원두커피 120 봉지를 주문했다. 100 봉지는 우리가 주문한 것이고 20 봉지는 지인에게 부탁을 받았다. 사장님이 10 봉지는 덤으로 주셨다. 이 또한 감사.

3. M에게 남자 성인 주먹만 한 크기인 차요태와 연한 입사귀와 줄기를 챙겨드렸다. 그녀는 짜장분말에 차요태를 절인다고 한다. 지혜를 또 하나 배워서 감사.

4. 이번 미드텀에 처음 우리 집으로 온 6학년 여자아이 Y가 언니오빠들과 재미있게 지냈다고 엄마에게 카톡을 보냈나 보다. 엄마에게서 감사하다는 카톡이 왔다. 제일 나이가 어린 Y 가 잘 있다 가서 감사.

5. K가 우리 아들이 군입대 준비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한국에 가서 식사를 하라며 100불을 챙겨주셨다. 나는 남편이 독일에 출장을 갔다가 선물로 받은 영양크림을 그녀에게 드렸다. 또한 내가 끼고 있던 반지(하이스쿨에서 반지 만들기가 한참 유행했었다)가 맘에 드냐고 K에게 물으니 그녀가 좋다고 해서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드렸다. 서로가 서로를 응원하니, 살맛이 난다. 그래서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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