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없는 예쁨
나는 4박 5일 동안에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서
1주일 훨씬 전부터 메뉴를 짜고 식재료와
남녀와 학년을 구분해서 잠자리와 침구류를 준비했다.
수저통에 잠자고 있던 수저와 젓가락과
부엌 수납장 밑칸에 있던 접시를 꺼내 놓았다.
메뉴는 주로 고기 위주였는데
삼겹살 고추장 불고기, 양고기와 삼겹살 숯불구이,
닭가슴살 잔뜩 넣은 카레, 간 소고기를 넣은 매콤한 짜장,
닭갈비와 부대찌개와 아침은 양식으로 준비했다.
아이들은 한식이 그리웠던지 꽤나 먹성이 좋았고
우리 집 거실과 방에서
뒹글뒹글 거리면서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를 보거나
게임을 하고 밤 9시면 거실에 다 같이 모여서
마피아 게임이나 어멍 어스라는 스마트 폰 게임을 하면서
새벽 4시까지 놀았다.
남학생 2명이 유난히 피아노를 잘 쳤는데 오랜만에
거실에 놓여있던 피아노가 주인을 만난 양 신나게
시시때때로 울렸고 기타를 메고 온 한 남학생의
연주 실력은 수준급이었다.
케냐는 우버와 볼트 택시가 활성화가 잘되어 있다.
바깥세상을 좋아하는 학생들은
3명 또는 4명이 택시를 타고 나이로비에서 나름
유명한 큰 몰로 외출을 다녀오곤 했다.
학생들 중에서 6학년인 남자 1명과 여자 1명이
있었는데 아이들이 어리지만 형누나들과 사이좋게 지냈다.
어떤 아이들은 초등학교 3년부터 기숙학교에서 지냈다고
하는데 10학년이 된 학생들이 몇 명이나 되었다.
4박 5일 동안 나와 남편의 몸은 무척 피곤하고
두 딸은 학생들을 위해서 방콕을 자처했지만
참으로 의미 있는 시간, 감사한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