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설악 계곡에서 찾은 남편의 힘의 원천
남편 여름휴가로 2박 3일 백담사 템플스테이에 다녀왔다.
내설악의 정기를 받은 백담사 계곡물은
손이 시릴 만큼 차갑고, 또 맑았다.
특히 사찰로 들어가는 길목에 빼곡히 쌓인 돌탑들은
사람들의 소원 하나하나가 얹혀 있는 듯 장관을 이루었다.
짐을 풀고 계곡으로 내려가
발을 담그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나는 물속의 둥글둥글한 조약돌을 바라보며
“이런 게 진짜 힐링이지~” 하며 즐거워하고 있었는데,
저쪽 어딘가에서 갑자기 들려오는 소리.
“웃샤샤샤샤——!”
고개를 돌려보니,
세상에… 남편이 저 멀리서 큰 돌을 들어올리고 있는 게 아닌가!
그것도 발가락으로!
얼굴은 벌겋게 달아오르고,
온몸의 힘을 발가락 끝에 모아
묵직한 돌을 번쩍 들어올리는 그 모습!
이곳에서 진정한 힘의 원천을 찾은 모양이었다.
삼손은 머리카락에서 힘이 나온다는데,
우리 남편은 발가락에서 힘이 나온다.
평소 출근할 땐 비실비실 힘 하나 없더니,
놀 때만 되면 발가락에 근육이 생기나 보다.
누가 감히 그의 발가락 압력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
비실비실 남편, 도대체 어디다 써먹나 했는데
알고 보니 그는 발가락 삼손이었다.
내일은 밭일도
발가락으로 시켜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