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하던 나, 디스크로 누워 외치다
나이가 드니 허리도 말썽이다.
주사도 맞고, 봉침도 맞고,
누워도 보고, 늘려도 봤지만
삐져나온 디스크는 들어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요가원에서 허리를 활짝 젖히며
멋지게 요가 자세를 완성해가던 나였는데.
그 어렵다는 아쉬탕가를 돌처럼 굳은몸으로 시작해
이제는 제법 아사나 자세가 나왔고, 골반도 유연하게 돌려졌는데...
허리 디스크 한방에 모두가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지만,
설마 허리를 먼저 가져갈 줄이야.
세월아. 이 나쁜 놈아!
내 허리 내놓아라!
고양이처럼 부드러웠던 허리,
버들가지 같고, 비단결 같던 내 허리.
바람결에 흔들리던 갈대 같은 내허리 말이다.
오늘도 나는 허공에 향해
보이지 않는 세월에게
혼잣말처럼 울분을 토한다.
“세월아, 내 허리를 돌려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