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일에 최적화된 완벽한 몸의 발견
오늘은 4월에 심어두었던 씨감자를 수확하는 날.
몇 평 되지 않는 텃밭이지만,
그래도 제법 많은 감자가 올라왔다.
텃밭 초보인 나는 감자를 어떻게 캐야 하나 고민하다가
호미를 들고 땅을 콕콕 찔러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남편이 말한다.
“그러면 감자가 찍혀버려.”
그러더니 커다란 삽을 들고 땅을 크게크게 파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흙 속에서 통통한 감자들이 얼굴을 내밀었다.
세상에, 작고 알토랑 같은 감자들이 이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감자 캐기에 푹 빠져 있던 나는
문득 남편을 바라보다 깜짝 놀랐다.
넓은 어깨, 짧은 다리, 큰 손.
회사 다닐 때는 축 처져 있던 어깨가
텃밭에서는 두 배로 넓어 보였다.
짧아서 촐랑거렸던 다리는
밭에서 쪼그려 일하기에 딱 좋았다.
그 순간 깨달았다.
넓은 어깨, 짧은 다리는 밭일에 최적화된 완벽한 몸이었구나!
완벽한 몸매의 소유자였던 것이다.
삽질을 하는 모습,
망치질하는 손끝까지.
아우, 멋져부려~!
오늘은 남편의 감자 캐는 모습에
흠뻑 빠져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