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이 Jun 02. 2024

2024년 5월 31일 금요일의 드로잉

새 스케치북을 시작하고 3장째 연속으로 소녀들을 그렸습니다. 지인들의 사진을 위주로 고르다보니, 봄나들이에 신난 사진이 많았어요. 화창한 5월 말이라서 그런가봅니다. 그 와중에 꽃놀이 나간 장면들 사이로, 금요일은 발레 연습실의 소녀를 그렸어요.


오래 알아온 지인의 딸이 부쩍 자랐습니다. 꼬꼬마시절 어린이 발레를 하는 걸 보면서 귀여워하던 게 엊그제같은데 지금은 어엿한 학생으로 보여요. 그때나 지금이나 저는 그자리 그대로인데 말이죠. 아이를 키우지 않으니 친구들의 아이들이 자라는 걸 보며 깜짝 깜짝 시간을 실감합니다.


취미 발레를 배우면서, 취미이든 전공이든 무용을 배우는 학생들에게 마음이 갑니다. 학창시절엔 몰랐지요. 예고 재학중일 때는 미술과 바로 옆에 무용과가 있었지만 수업이 전혀 섞이지 않아 잘 몰랐어요. 옆 교실의 어여쁜 아이들, 이라는게 기억의 전부입니다.  그림을 공부하는 일 못지않게 무용을 공부하는 고충도 만만치않을테죠. 예체능과 학업을 병행하는 건 마찬가지일테고요. 음악이나 무용은 어린 나이에도 무대에 서야 하고, 이른 나이에 자리잡지 않으면 더 힘든 장르잖아요.


발레 학원에 다니는 길쭉한 소녀들이 다 발레단에 들어가는 건 아닐거예요. 시간이 흐르며, 제가 또 깜짝 시간을 실감할 때쯤 되면 다른 꿈을 꾸고 있을지도 모르죠. 그래도 땀흘려 노력한 시간은 어디로 사라지지 않아요. 예쁜 소녀들이, 이 어린시절을 즐겁게 추억할 수 있는 어른이 되길 바랍니다.

이전 20화 2024년 5월 20일 월요일의 드로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