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우리 집 가훈이 뭐야?”
올해 초등학교 2학년이 된 아들 동훈이 물었다.
“가훈?”
“어, 여보. 그거 동훈이 숙제래요.” 호진의 아내가 테이블을 닦으며 말했다.
“가훈, 생각해본 적 없는데?”
“이거 내일까지 갖고 가야 하는데.”
“그래? 뭐가 좋을까? 넌 뭐로 하고 싶어?”
“몰라. 근데 가훈이 뭐야?”
“음... 가족끼리 뭐 이런 걸 하고 싶다 그런 거겠지?”
“난 놀이공원 가고 싶은데? 한 번도 안 갔잖아!”
“하하하. 아니, 그런 하고 싶은 거 말고.”
“그럼 뭔데?”
“음... 어떤 생각으로 살자, 아니면 어떻게 살자 그런 거로 하면 될 것 같은데?”
“그래? 그럼 매일매일 재밌게 놀자! 매일매일 게임 하자! 이걸로 할래.”
동훈의 천진한 답에 호진은 웃음이 터졌다.
“하하하, 그래. 그것도 좋지. 근데 왜 재밌게 놀고 게임도 하고 싶은데?”
“몰라, 그냥 재밌으니까? 좋잖아. 행복하고.”
“참나, 너 계속 놀기만 하면 바보 된다. 공부 열심히 해야 훌륭한 사람 되는 거야.”
“아, 지겨워. 그냥 행복 하자로 할래. 이건 괜찮아?”
“음... 그래, 뭐 다 행복하려고 사는 거니까. 여보 어때?”
“단순하고 좋네요.” 호진의 아내가 웃으며 대답했다.
“됐지?”
“어. 근데 아빠, 이거 A4용지에 잘 만들어 오랬어.”
“알았어.”
호진은 불 꺼진 안방에 있는 PC를 켰다.
“띵동” 현관 벨이 울렸다.
“엄마, 짜장면 왔나 봐!!” 동훈이 현관문으로 다다다다 달려가며 “누구세요?!” 했다.
‘저 짜장면 킬러.’ 호진은 짜장면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어린 아들이 귀여웠다. 그는 PC에 가훈을 적당히 입력하며 ‘행복이 뭘까?’ 생각했다.
“아빠, 빨리 와!”
“알았어. 이것만 하고 갈게.”
“그럼, 우리 먼저 먹는다!”
동훈은 아빠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후루룩거리며 짜장면을 한 볼때기 가득 넣었다. 그리고 만족스러운 듯 씨익 웃었다.
“에이, 코에 이게 뭐야.” 호진의 아내가 귀엽다는 듯 웃으며 아들 코에 묻은 짜장을 닦았다.
어두운 방에서 바라보는 거실 풍경은 행복의 전형같았다. 호진은 인쇄되는 종이를 기다리며 아내와 아들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그래. 행복 뭐 별거냐? 저렇게 맛있는 거 마음껏 먹는 게 행복이지.’
“동훈이 너, 아빠 껀 손대지 마라!”
인쇄된 종이를 행복의 티켓처럼 들고 호진은 아내와 아들이 있는 거실로 나갔다.
‘가훈 : 행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