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한 단어 13-365
끄르륵끄르륵하다’의 준말 같다.
‘깔깔하다’와 대조되는 말 ‘깔깔하다’는 물건이 까칠하고, 성격이 까끌한 모양을 그렸다.
‘깔깔’이 거친 느낌이라면, ‘끌끌’은 정갈한 느낌이다.
1.
살아있는 것들을 겉모양만으로 단정할 수 없듯이
단어 하나도 첫 느낌만으로 뜻을 결정할 수 없다.
안에 들어있는 뜻,
속에 담긴 느낌,
있는 그대로 잘 드러내고 받아주고,
새겨두려고 마음 쓰면 좋겠다.
2.
‘끌끌하다’
육지로 솟아오른 섬의
사람들은 이 뜻을
‘마음이 맑고 바르며 깨끗하다’로,
바다를 향해 내달리는 땅의 사람들은 이 뜻을
‘사람 됨됨이가 생기 있고 듬직하다’로 회자했다.
‘깔깔하다’와 견주면 같은 말 뿌리 같은데
그 뜻은 사이가 멀다.
지금은 아예 먼 거리가 되었다.
‘깔깔’은 나는 들을수록 한걸음 뒤로 물리고 싶은 단어가 되었고,
‘끌끌’은 들을수록 한 발짝 앞으로 내디디고 싶은 말이 되었다
발음과 모양만으로는
쉽게 단정할 수 없다.
사람을 외모로 판단해선 안되듯이
단어도 그렇다.
3.
‘끌끌하다’
뭔가 아쉬움 가득한 마음으로 혀를 차는 듯한 소리일 텐데
그 뜻은 기대가 넘치듯 활기 있다.
생각해 보면,
살아남은 뜻이
사람 됨됨이가 든든하고 견실하다는 것이었으니
사람들 마음은 어느 곳이나 다 같은가 보다.
‘끌끌한 사람?’ ‘든든하고 생기 있고 정갈한 사람!’
‘깔깔한 사람?’ ‘거칠고 까탈스럽고 교활하기까지 한 사람!’
그나저나
끌끌한 가을
가끔 숲깊에 철 모르는 듯 피어버린 황매화가
오히려 끌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