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여니맘 Apr 20. 2023

산후조리원 안 가고-④음식

2018년부터 모든 산모에게 '산모신생아건강관리(산후관리사)' 정부 지원을 하고 있다. 100% 지원이 아니다. 재산 정도와 소득, 출산 무렵 소득 방법에 따라 구분, 그에 맞는 일정의 자기 분담 비용이 있다. 코로나 19와 같은 전염병 때문에 외부인 출입을 꺼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성격 상 남인 누군가와 하루종일 있는 것을 꺼리는 사람도 있겠다. 직접 산후바라지를 해주고 싶어 하는 어르신들도 있다.


이와 같은, 이런저런 이유들로 산후조리원 이용은 물론 산후관리사도 선택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 글은 집에서 가족 도움으로 산후조리를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쓰는 산모 음식에 대해서다. 



-미역국에 대한 지나친 믿음과 기대, 다시 생각하자.


①모유 수유 중이어도(혹은 백일까지, 혹은 완모 계획이 있어도)미역국은 출산 한달 혹은 한달 반까지만: 우리나라에서 산모와 미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음식이다. 산모에게 미역국이 도움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무조건적으로 많이, 그리고 언제까지고 먹어선' 안된다. 옛날엔 전체적으로 영양이 부족했기 때문에 특정의 음식을 많이 먹어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현대엔 영양과잉인 사람들이 대부분, 미역 역시 지나치게 섭취할 경우 문제가 되기도 한다. 미역의 주성분인 요오드가 갑상샘 기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엔(벌써 한참전부터)출산 후 미역국은 '~출산 한달' 혹은 '~출산 한달 반'정도로 권한다. 


②미역국도 젊은층의 식성 고려해야: 젊은 연령층들은 평소에 국을 그다지 먹지 않았던 경우가 많다. 그런데 산모라는 이유로 혹은 젖 때문에 매번, 엄청난 양의 미역국을 먹어야 한다니(나이 많은 사람 중에 많이 먹어야 젖이 많이 나올 거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지레 질릴 수도 있겠다. 먹을 수 있을 정도만 먹는다.


③물리지 않도록 다른 국과 교대로: 아무리 좋은 음식도 세끼, 몇날에 걸쳐 먹으면 질릴 수밖에 없다. 게다가 먹는 것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그런데 산모라는 이유 혹은 젖때문에 몇날 며칠 매끼 미역국을 먹어야 한다? 끼니마다 미역국을 먹(게) 하지 말고 한 끼 정도는 된장국이나 콩나물국, 황탯국 등을 먹게 한다. 미역국을 끓일 때마다 소고기를 넣지 말고 들깻가루를 풀어넣거나 황태채, 조개, 전복, 홍합, 굴 등을 넣음으로써 지나친 영양 섭취도 막고 한 가지를 오래 먹는데서 발생하는 입맛 없음도 방지한다. 


어르신들이 끓여다 놓은 미역국 중에 소고기를 너무 많이 넣은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게다가 기름이 굳어 있는 경우도 있다. 소고기를 지나치게 많이 넣을 경우 느끼하거나 속이 불편해질 수 있고 입맛 없음으로 이어진다. 콜레스테롤 증가 이유가 된다. 소고기는 적량만 넣는다. 기름도 최대한 제거하는 것이 좋다. 


개인적으로 권하고 싶은 미역국은 들깨미역국과 황태미역국, 아욱된장국(아욱은 젖양을 늘린다), 청국장(혹은 분말청국장과 된장으로 끓인 국)이다. 젖양에 따라 국의 양과 횟수도 차츰 줄인다. 미역 건더기 양도 줄인다. 


모유 수유를 하지 않는 산모라면 산후 회복을 위해 한달 정도, 건더기를 많이 넣어 먹는다.



-현미밥이나 콩밥이 건강에 좋다지만 산모에게는 그다지!: 배가 불러감에 따라 장기들이 영향을 받는다. 뒤로 밀리거나 자궁 밑으로 깔리거나 위로 밀리는 등 위치가 바뀌고 기능도 약해진단다. 그래서 임신말기로 갈수록, 즉 배가 커질수록 조금만 먹어도 답답하거나, 소변을 자주 보거나, 설사를 하는 등의 불편을 겪는 것이다. 산욕기(6주~8주)는 출산으로 영향을 받은 뼈들이 제자리로 가는 동시에 이처럼 변화를 겪은 장기들이 제자리와 제기능을 찾아가는 시기로 음식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소화력도 약한데 현미나 콩은 소화가 더디다. 그런 만큼 출산 후 한 달간은 백미밥을 권한다.


-빨간 김치 먹어도 된다? VS 안된다?: 산모에게 좀 신경 쓴다는 집에 어김없이 있는 것이 있다. '백김치'가 그것. 커다란 김치통 가득 산모를 기다리는 것은 흔하다. 산모가 고춧가루로 양념한 김치를 먹으면 아기 똥꼬가 맵다? 쓰리다? 와 같은 근거 없는 풍습과 믿음 때문에 듬북 담가다 주시는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산모가 며칠 먹고 물려한다. 해주신 정성 때문에 어떻게든 먹어보려다 다 먹지 못하는 죄송함으로 난감해하는 산모도 흔하다. 


산모가 먹은 고춧가루 양념 김치가 아기 똥꼬를 쓰리게 한다? 맵게 한다? 그래서 보채는 것이다? 설사도 유발한다? 전혀 그렇지 않다. 실제로, 끼니때마다 빨간 김치나 겉절이를 먹는 산모의 아기를 살펴본 바, 아마도 그래서 힘들어하는 아기나 눈에 띄는 어떤 증상이 있었던 아기는 없었다. 김치는 물론 아주 매운맛이 아니라면 고춧가루가 들어간 어떤 음식이든 괜찮다. 너무나 매운 음식을 제한하는 것은 임신과 출산으로 어떤 영향을 받은 장기인지라 설사나 소화불량을 일으키는 등 산후회복에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산모가 먹는 빨간 김치가 아기를 어떻게 할 수 있다는 잘못된 상식 때문에 산모가 먹는 모든 음식을 무채색으로 하는데 고춧가루가 신경 쓰인다면 고추장으로 대신한다. 날 고춧가루보다 훨씬 부드럽게 매운맛을 느낄 수 있는 만큼 입맛을 잃지 않게 하는데도 도움 된다. 


-"젖 때문에....", 산모는 많이 먹어야? : 아니다. 모유를 먹여도 그렇다. 영양이 과한 편인 현대인들이다. 산모도 마찬가지, 영양이 과해서 젖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게다가 산모들이 출산과 함께 더욱 신경 쓰는 것은 예전 몸매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많이 먹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기도 하거니와 사실상 도움도 그다지다. 그러니 옛날처럼 산모는 많이 먹어야 한다는 생각은 버리자. 가물치즙이나 사골육수 혹은 돼지족탕처럼 젖에 좋다는 음식도 산모가 원하지 않으면 염두에 두지 말자. 


예전 산모들은 뚝배기나 냄비, 냉면기처럼 큰 그릇에 미역국을 가득 담아 먹었다. 그래서인지 이처럼 먹이려는 어르신들이 많다. 역시 좋지 않다. 많이 먹어야 젖양이 많아진다는 생각은 버리자. 


-모유를 먹이는 산모라면) 나물 무칠 때 다진 마늘과 파는 넣지 않는다: 양파도 너무 많이 넣지 않는다. 모든 아기가 그렇다는 아니지만 이처럼 특유의 향이 있는 식재료들이 젖 냄새에 섞이고 그래서 잘 먹던 젖을 먹으려 하지 않을 수도 있어서다. 


-고기반찬과 함께 소화가 잘되는 무나물이나 생채를 곁들이자. 출산 후 누군가의 도움을 받기 때문에 산모가 하는 일이 많지 않다. 그래서 젖이 많이 나오지 않는 산욕기 초기에는 먹은 것이 미처 소화되지 않은 것 같은데 다시 밥을 먹어야 하는 부담스러움을 호소하는 산모도 종종 보게 된다. 이런 산모들에겐 무나물이나 생채가 도움 된다. 다만 무는 너무 많이 먹으면 속을 차게 한다니 지나치게 먹지 않게 한다. 


-모유를 먹이는 산모라고 할지라도 꼬박꼬박 미역국과 밥이 포함된 세끼를 먹을 필요는 없다. 아침을 먹지 않고 살았다는 산모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끼니마다 국과 밥이 기본인 밥상이 부담스럽다는 산모들도 있다. 아침 한 끼 정도는 다소 가볍게 먹게 하는 것도 괜찮다. 혹은 아침 한 끼는 국과 밥양을 줄여 먹게 하는 것도 괜찮다. 




-산모 최고 밥상은 나물 위주 밥상: 산모는 젖 때문에 잘 먹어야 한다. 혹은 출산으로 몸이 상한 만큼 고기 같은 것을 잘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어르신들이 많다. 영양이 부족하던 옛날 산모들은 그래야 했다. 하지만 현대는 영양이 지나친 사람들이 많다. 소화하기 쉬운 나물위주 밥상이 좋다. 오징어실채나 마른 새우볶음처럼 입맛을 돋우는 마른반찬 한 가지 정도 곁들이는 것도 좋다. 


-날 채소는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어른들이 많은데, 지나치지 않으면 오히려 도움 된다. 최근 결혼과 출산을 하는 세대들은 샐러드가 일상음식이 된 그런 세대들이다. 샐러드를 곁들인 밥상은 산욕기를 지나는데 도움 되는 것 같다. 대부분의 산모들이 좋아한다.


-체중조절을 해야 한다면 과일은 줄인다. 특히 단맛이 강한 과일은 먹지 않으면 도움 된다. 토마토, 사과, 키위 등이 좋다. 


-모유 수유를 하고 싶은데 젖양이 적은 산모라면 호박즙이나 팥물은 두 달 이후에 : 호박도 미역처럼 산모와 뗄 수 없는 음식이다. 물론 호박에도 영양이 있겠다. 그런데 호박즙은 출산 후 부기를 뺄 목적으로 먹는다. 호박즙처럼 부기를 뺄 목적으로 팥물을 먹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모유 수유 계획이 있다면 신중하게 먹어야 한다. 수분 부족으로 젖양을 줄일 수도 있어서다. 


좀 더 설명하면, 젖은 3차에 걸쳐 크게 는다. 출산 직후와 한달째, 그리고 두달 째이다. 이 시기에 수분이 부족하거나, 밥을 거르거나, 휴식이 부족하면 젖양이 늘기는커녕 젖양을 줄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부기를 뺄 목적으로 호박즙을 먹고 싶다면 한달 이후 혹은 두달 이후에 먹는다(산후관리사 교육자료에도 이처럼 권한다)


-홍삼은 젖양을 줄인다: 삼계탕 속 인삼 성분이 신생아(출생~한 달)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인삼을 넣지 않은 백숙을 해준다.


-간식보다는 영양 성분이 골고루 들어가 충실한 세끼 밥상이 훨씬 도움 된다: 출산 후 한달 무렵이면 임신으로 인한 몸무게가 거의 빠지게 된다. 출산 후 한달 무렵까지 임신 전 몸무게와 차이가 많다면 간식은 끊는다. 출산 직후부터 간식을 먹지 않으면 체중조절에 큰 도움이 된다. 모유 수유 중이라도 간식을 먹지 않아도 된다. 


-산욕기 초기에는 프라이팬으로 볶은 음식보다 찜으로 한 음식이 더 도움 된다. 산모가 부침개를 좋아한다며 반죽을 해놓고 매끼 한두 장씩 해먹이는 어르신도 있다. 식용유는 소화에 방해가 된다. 모유를 먹이는 경우라면 신생아아토피를 유발할 수도 있다. 그러니 생선도 가급이면 튀김보다 찜이 좋다. 


-모유를 먹이지 않는 산모도 산욕기 초기에는 먹는 것에 신경 써야 한다. 앞에서 설명한 대로 산욕기 음식은 젖 때문에 잘 먹어야만이 아니기 때문, 즉 산후 회복을 위해서도 잘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양은 줄여도 된다. 


-모유 수유 중이어도 커피 한잔, 빵, 쵸코렛 한조각은 먹어도 된다 : 빵은 트랜스지방이 높은 페스츄리(페스츄리 방법으로 만든 식빵 등)나 도넛, 고로케처럼 기름에 튀긴 것은 삼간다. 담백한 것이나 잡곡으로 만든 것을 먹되 최대한 적게 먹는다.  과자나 쵸코렛 등도 최대한 적은 양을 먹는다. 


-차가운 음료는 허리나 어깨 통증 유발: 한겨울에도 냉커피를 먹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인지 산욕기 중에 얼음을 넣어 마시는 산모들이 많다. 그런데 차가운 음료가 혈액순환에 민감한 위장에 피로를 유발, 소화불량이나 입맛없음(식욕부진)으로 이어진다. 문제는 단순한 소화불량이나 입맛없음으로 끝나지 않고 복부 전반에 긴장을 초래, 복부 반대편에 있는 허리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아울러 목이나 주변의 통증을 유발한다고 한다. 그래서 산모는 우유나 베지밀도 살짝 데워 먹는 것이 좋다. (찬 음료를 너무 마실 경우 어혈을 만들기도 한단다)





산후조리원 안 가고-①수유 (brunch.co.kr)


산후조리원 안 가고-②육아 (brunch.co.kr)


산후조리원 안 가고-③산모 (brunch.co.kr)

이전 17화 산후조리원 안 가고-③산모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