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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마무리하며

책이란 이름의 의지

by 정다훈

이 책을 써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이유는 취직 때문이다. 취업 준비를 꾸준히 하며 이번에 한 공공기관의 계약직으로 근무를 시작했다. 비록 계약직이더라도 좋은 경험과 경력을 쌓을 수 있겠다 싶어 기뻤다. 그와 동시에 꿈을 위한 도전을 계속하던 나는 사그라 들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기에 '이 책을 써야겠다!'라는 결론을 내리고 빠르게 도전을 시작했던 것이다.


주제를 선정하는 것에 30분이 걸리지 않았고 막연히 계절과 감정을 섞어 표현하고 싶은데 좀 더 세부적으로 하기 위해서 시간을 계절의 흐름에 빗대어 표현하고자 했다. 목표한 대로 표현을 해냈는지는 모르겠다마는 출퇴근을 하면서도 꾸준히 하루에 한 개씩 쓸 수 있었음(야근을 한 날에 하루 쉬어버렸다)에 고마운 주제다.


제일 큰 의미는 글을 놓지 않았다는 것. 내가 힘들더라도 끝내 도전의지를 남겨두었다는 것. 이 하나 만으로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 중간중간 다른 작업도 해보려 했으나 당장에 바뀐 패턴에 적응하는 것에 급급했다. 이건 평소에 체력을 제대로 단련 못한 내 잘못이다.


책에 대한 감상은 이만하고 내용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나는 항상 감정에 대해서 쓰고 싶어 했고 그렇기에 그걸 표현할만한 주제들은 모두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점점 사랑에 과하게 의지하기 시작했고 이를 타파하기 위해서 이성 간의 사랑이 들어가지 않는 책을 한 권 완성하고 싶었다. 이 다짐은 나름 잘 지켜냈다. 계절에 대한, 지나간 시간에 대한 사랑은 있었으나 특별히 이성 간의 관계를 집중 묘사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여전한 문제는 오직 1인칭 시점의 이야기만 있었다는 점. 소설을 쓰고 싶다고 다짐한 것 치고는 유독 한쪽으로 치우치는 시점이 스스로에게 가장 고민거리다.


이외에 적었던 글들에 대한 만족도는 이전에 몇 시간씩 고민해서 쓰던 글들보다 높은 편이다.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스스로의 약속을 지켰다는 점도 한몫하겠다마는 정말 순수하게 정한 주제를 끝까지 지켜서 써냈다는 것이 가장 큰 만족감을 불러왔다. 이 뒤에 또 다른 글을 분명 쓸 것이다. 어떤 주제와 형태일진 모르겠다만 절대 글을 놓지 않을 것임을 이 책으로 증명했다. 언젠가 써낼 나만의 소설책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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