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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선을 다하는 남자 Oct 10. 2023

'직업 없는 직장인'이 직장에서 얻어가야 할 것


저는 직업을 갖기 위해 지금 다니는 직장에서 다음과 같이 얻어 갈 것들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직업이 없는 직장인일수록
직장 생활을 똑똑하게 해야 한다.

- 최선을 다하는 남자 -



1. '경력'이 되는 경험


관심 있는 직무나 회사와 관련된 경험을 쌓는 것입니다. 저는 IT 회사나 게임회사에 관심이 많습니다. 채용공고를 찾아보니 PM, 사업기획, UX/UI 디자이너, 콘텐츠/브랜드/CRM 마케터, 개발자, 데이터 분석가 등의 직무를 주로 채용하더군요. 앞서 말했듯 저는 PM이나 콘텐츠마케터 직무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관련해서 경력이 되는 경험을 쌓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직장에서 저에게 부여하는 일만 할 게 아니라, 경력이 되는 경험을 쌓고자 주체적으로 업무를 설계해야 합니다. 직장의 목표를 내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 달성하는 것이죠.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은 백화점에서 고객들이 더 많이 오도록, 그리고 돈을 더 많이 쓰도록 만드는 일입니다. 문제는 이 일을 하면서 제가 원하는 방향의 커리어를 쌓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관심 있는 직무나 회사와 연관시켜서, 지금껏 남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일을 해 보기로 했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 한 게임사에 사업제안서를 보내 미팅을 했습니다. O니지처럼 유명한 게임들은 열성팬들이 많잖아요. 유저들이 캐릭터나 아이템을 갖기 위해 과금도 많이 하고요. 저는 이러한 유저들의 로열티를 백화점 매출과 연결시켜 보자고 생각한 것입니다. 해당 게임사가 최근 고민하는 게 뭔지, 관심 가질만한 요소가 뭘지 고민하며 제안서를 작성해 보냈죠. 내용에는 제 권한을 벗어난 부분도 있었기 때문에 사전에 담당자들과 제가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협의해야 했습니다. 실제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이처럼 부서나 직급에 제 역할을 한정 짓지 않고 스스로 경력이 되는 경험을 쌓고자 일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있는 자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어떻게든 이 안에서 스스로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찾아서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산소호흡기에 연명하는 것처럼 남이 기획한 일의 귀찮은 부분만 도맡아 처리하며 시간만 때우다 보면, 이 회사에서의 시간이 정말 의미 없는 시간이 되어버리잖아요. 경력 없이 연차만 쌓인 바보가 될지 모르고요.


2. 네트워크


내가 관심 있는 회사, 산업에 속한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저는 간판이 큰 회사에 다니고 있다 보니, 제안서를 보내고 미팅을 할 때 상대적으로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곤 합니다. 이전에 어떤 NFT 팀과 협업했을 때는 해당 팀의 대표님과 직접 소통했고, 얼마 전 미팅했던 게임사는 사업개발팀의 팀장님이 직접 나오셨더라고요. 물론 제가 보낸 제안서 내용이 어느 정도 흥미로웠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제 뒤에 있는 회사의 간판이 크게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최다남이라는 사람이 대단해서가 아니라, 제가 다니는 회사의 간판을 보고 '일단 이야기라도 들어보자'라는 경우들이 생기는 거죠. 저는 이 점을 활용해 제가 관심 있는 회사와 산업에 속한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기로 했습니다. 그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인사이트 : 업무적으로 소통하는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인사이트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기업문화에 매력을 느껴서 우아한형제들이라는 회사에 관심이 많습니다. 저는 업무적으로 이 회사의 담당자분과 소통할 기회가 있었는데, 메일을 여러 번 주고받으면서 이 회사가 최근에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겠더라고요. 또 얼마 전 게임사와 미팅한 경험을 통해서는 최근 게임산업이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도 알 수 있었고요. 이런 인사이트들은 현업에서 관련 회사들과 협업을 제안할 때 큰 도움이 됩니다. 또 개인적으로 이직할 때도 큰 도움이 되겠죠. 상대방이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목적을 갖고 있는지 알고 있으면 제가 그걸 어떻게 해결해 줄 수 있을지 제안할 수 있을 테니까요.  


일하는 방식 : 제가 속하고 싶은 그룹의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일하는지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것입니다. 3년 정도 일하다 보니, 내가 다니는 직장과 'Fit'을 맞추는 일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느낍니다. 그런데 지금 다니는 직장, 같이 일하는 상사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면, 다른 직장에 가서 적응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특히 제가 속한 유통회사와 제가 가고 싶은 it 회사는 일하는 방식이 크게 다르다는 걸 느끼기도 했고요. 따라서 업무적인 접점을 만들면서 제가 관심 있는 회사의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의사소통하는지, 어떻게 의사결정하는지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여러 회사의 컬처 핏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해 봐야 내가 어떤 회사와 맞는지 판단해 보고, 기회가 생겼을 때 어필할 수 있는 지점이 생기겠더라고요.  


사내추천 : 경력직의 경우, 지원서를 작성할 때 추천인을 입력하는 회사들이 꽤 많습니다. 제가 관심 있는 회사와 평소에 업무적으로 소통하며 업무적으로, 인성적으로 좋은 인상을 남겼다면, 관련 회사들의 담당자들과 형성한 네트워크가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업무적으로 협업하는 과정에서 이미 제 역량과 태도를 보여줄 기회를 만들었던 것이니까요.  


3. 학습능력


직장에 따라 우리가 알아야 할 업무지식과 스킬은 저마다 다를 수 있지만, 결국 그것들을 습득하는 방식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를 포함해서, 동기들이 처음에 회사에 들어와 품었던 불만 중의 하나가 일을 세세히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시스템을 다루는 방식이나 일의 과정에 대해 제대로 모르는 상태에서, 일단 일을 하면서 배워야 하는 경우들이 많았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 돌이켜보니, 가장 바람직한 학습 방식은 '관찰을 통한 학습'이었던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의 품의를 보면서 양식은 왜 이렇게 했는지, 순서는 왜 이렇게 했는지 관찰하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죠. 돈 받고 일하는 직장인인 만큼 학생 같은 수업을 기대할 수 없잖아요. 또 누군가가 일일이 다 알려주는 것보다 스스로 관찰해서 배워야 자기만의 노하우도 더 쌓일 수 있고요. 따라서 지금 하는 일이 지겹고 재미없게 느껴지더라도, 학습능력을 기르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면 좀 나아집니다. 실제로 이런 학습능력은 어디를 가든 유용하게 쓰이겠죠.


4. 불안함 속의 안정감


저는 지금 굉장히 불안합니다. '직업 없는 직장인'으로 계속해서 연차만 쌓이고 있는 것 같아서요. 각박한 무인도에서 맨손으로 살아남아야 하는데, 사냥을 하고 집을 짓는 스킬을 갖지 못했다고 해야 할까요? 이러한 상황에서 직장이 있다는 것은 어쨌든 '당장의' 비를 피하고 숙식을 해결할 오두막을 가진 거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당장의 안정감에 만족하면서도 오두막 밖에 존재하는 불안함을 잊지 않는 것입니다. 안정감에 만족하고 끝날 게 아니라, 안정감을 발판으로 오두막 밖에 존재하는 더 큰 불안함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죠. 더 단백질이 풍부한 먹잇감을 사냥하는 방법을 찾고, 더 튼튼한 집을 짓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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