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와 쓰레기
이사는 정말 큰일이다.
예전에 직접 짐을 박스에 넣어 꾸리던 때가 상상이 되지 않는다.
포장이사 덕분에 이제는 짐을 직접 싸지 않아도 되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포장이사를 예약한 후 내가 할 일은 필요 없는 물건을 버리는 것이었다.
더 이상 쓰지 않거나 앞으로도 필요하지 않을 물건을 가져가고 싶지 않았다.
‘비싼 이사비용으로 쓰레기를 포장해 가져갈 수는 없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사 후에는 ‘이걸 왜 가져왔지?’ 하게 만드는 물건들이 계속 나왔다.
시어머니께서는
"이사 갈 때 다 버려라. 괜찮다고 생각해서 가져가도 새집에선 안 어울려서 결국 버리게 된다."라고 하셨다. 나도 버린다고 버렸지만, 멀쩡한 물건들에 미련이 남아 챙겨 갔다가 결국 어머님 말씀이 맞았음을 깨달았다.
사람 마음은 비슷한지, 입주철 아파트 재활용 쓰레기장에는 매일 크고 작은 쓰레기들이 넘쳐났다.
버린 물건들은 하나같이 낡고 오래된 것들이었다.
아까워서 들고 온 물건들이 고민 끝에 쓰레기장으로 나온 것이 뻔했다.
이사 후에는 다시 정리가 시작된다.
당장 생활을 위해 배치와 정리가 필요하고, 그 이후에도 자잘한 짐을 계속 정리해야 한다.
"이삿짐 정리 좀 했어요?"
"살면서 계속하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