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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화 Sep 12. 2023

자기개발서가 하라는 데로 하면 좋은 삶이 되는 걸까요?



  자기개발서가 가르쳐주는 데로 생활해야 성공한 삶이 이루어지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요? 자기개발서가 좋고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책을 좋아하는 저는 자기개발서도 자주 읽곤 했습니다. 무기력해질 때 읽으면 정신이 바짝 들기도 하고, 다시금 일어설 원동력을 느끼기도 했으니까요. 


 그런데 마흔이 조금 넘어보니 인생에 정답은 없다는 생각이 점점 들더라고요. '세상 사람 모두가 열심히 살아야 하나?'라는 물음표도 생기고요. 인생의 반도 안 살았으면서 이런 말을 하는 게 주제넘을지는 모르겠지만, 무조건 열심히 살며 스스로 채찍질하는 삶이 100점의 삶은 아니더라고요. 


 20대 때는 자기개발서를 자주 읽었습니다. 책에 나오는 대로 살아야지만 성공한 삶이 될 것 같은 조바심도 들었고요. 자기개발서가 하라는 대로 해보려고 노력도 해봤습니다. 나의 성향과 내 삶의 패턴과 정 반대인 모습이라도, 책에서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라는 이야기만 읽으면 무조건 따라하려고 했습니다. 


 30대에도 자기개발서를 찾아 읽었습니다. 서른 즈음에 삶이 지치거나 회의가 드는 날이 종종 생기더라고요. 20대에는 생각 없이 하루하루 사는 날이 많았는데, 30대가 되면서 무언가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면서 무기력감도 자주 따라오게 되었고요. 그럴 때마다 자기개발서를 찾아서 읽었어요. '아~ 이렇게 열심히 사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나약하게 뭐하고 앉아있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다시금 으쌰으쌰 하는 상태가 되기도 하고요.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30대에는 나약한 제 모습이 싫어서 일부러 자기개발서를 찾아 읽으면서 스스로 채찍질을 했던 것 같습니다. 


 40대가 된 지금은 자기개발서를 일부러 찾아 읽지는 않습니다. 책을 좋아해서 어쩌다 보니 읽게 되는 자기개발서는 있지만,  필요에 의해 읽지는 않습니다. 성공이 무엇인지, 자기 계발이 무엇인지 원점부터 다시금 생각하는 때가 오더라고요. '내 인생의 방향이 이 책과 다른데 굳이 읽어서 뭐 하나.'라는 생각도 들고, '내 삶의 패턴은 이 책과 정 반대인데 나에게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도 들고요. 오히려 반감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한 번 밖에 없는 인생을 이렇게 의미 없는 채찍질을 하며 살아야 하나.' 회의감도 들고요.


  누구나 각자 인생의 목표가 있을 거에요. 목표라는 거창한 단어는 아니더라도 각자 원하는 삶의 방향은 있을 거에요. '나는 훌륭한 과학자가 될 거야.' 같은 어릴 적 장래희망을 갖고 꾸준히 앞을 향해 가는 분도 계시고, '나는 요리하는 게 즐거워. 내 요리를 맛있게 먹는 가족들 모습을 보는 게 행복해' 라며 하루하루 즐겁게 요리를 하시는 분도 계시고, '내 적성에 맞는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많은 월급을 받으니까 회사를 오래 다녀야겠다.'라는 분도 계시고, '나는 월급 받는 삶은 안 맞아, 내 가게를 차려서 직접 운영해 봐야겠다.'라는 분도 계실 거예요. '나는 집에 있는 화분의 꽃이 활짝 폈을 때 행복해. 화분의 꽃만 예쁘게 피어도 나는 좋아.'라는 분도 계시고요. 거창한 꿈은 아니더라도 무언가 내가 생각하는 나만의 삶의 방향과 내가 하고 싶은 즐거운 일이 있을 거에요. 이런 삶의 방향은 모두가 다 똑같을 수는 없습니다. 단순히 자장면과 짬뽕을 고르는 일도 매번 고민스럽고 모두가 같은 답을 내놓지는 않는데 말이죠. 자장면과 짬뽕을 모두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요.  이렇게 완전히 다른 사람들이 똑같은 내용의 책을 읽고 똑같은 방법대로 살려고 하면 그 삶이 제대로 흘러갈 수 있을까요? 


 모두가 똑같이 일찍 일어나고, 비슷한 목표를 세우고, 똑같은 방법으로 세부적인 계획을 세우면서 나를 닦달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사실 성공한 인생인 뭐라고. 급하게 서두르기만 하고 열심히만 산다고 삶이 행복해지는 것도 아닌데 말이이에요. 조금 천천히 가도 돼요. 꼭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요. 힘들 때는 잠깐 쉬어도 되고요. 내가 하고 싶은 일만 살아도 인생은 짧잖아요. 물론 자기개발서가 필요하신 분은 읽으면서 내 삶에 맞게 응용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기개발서에서 추구하는 삶의 방향과 나의 삶의 방향이 다를 경우에는 억지로 나를 빡빡한 틀에 끼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맛있는 음식을 찬찬히 음미하듯, 하나밖에 없는 귀중한 나의 인생과 지금 이 시간을 찬찬히 음미해 보아요. 우리 진정한 나만의 삶을 오롯이 살아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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